2010년 이전 작품이고, 소설의 표현이나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질감이 지독하게 지겹고 그로테스크해서 아직도 기억하고 있음. 일상의 권태에서 나타나는 징그러움과 거기에 대한 냉소를 잘 표현했는데, 2차 성징도 오지 않은 어린 눈에는 그냥 정서에 많이 안 좋았을 뿐이라, 고어물이 그렇듯이 길티 플레저로 봤고, 지금 보면 훨씬 재밌고 좋은 소설을 아니까 그리 좋은 평가를 받을 것 같지는 않지만, 며칠째 표현들이 생각이 나서 물어봄. 유명하지 않은 거라 아는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생각나는 장면:


1. 가장 많은 게 생각나는 단편소설은 거의 마지막에 배치된 것이었음. 권태롭게 살던 남자 주인공은 어느 날 옛 애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으로부터 잔인하게 죽여진 고양이 시체를 택배로 받는다. 그걸 보고 누구인지 생각하며 자신의 삶을 반추하던 주인공은 집을 버려두고 여관에 들어가, 술을 마셔 발기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매춘부를 사기도 하고, 온라인 바둑에서 돌을 일자로 두며 '너 병신이냐?'라는 상대의 도발에 '그래 나 병신이다' 라고 대답. 누구인지 떠오르지는 않고 하염없이 썩어가는 이야기.


2. 정확한 표현이 떠오르는 단편소설. "워ㅋ! 워ㅋ!" 오타가 아니고 저렇게 인쇄돼 있었음. 토니! 토니! 워ㅋ! 워ㅋ! 였나. 지독한 짜증에 빠진 아버지가 아들의 방에서 아무 카세트 테이프나 큰 소리로 틀자 나온 가사임. 다른 소설 내용과 헷갈렸을 수도 있는데, 아내가 화를 내자, 남편은 뭐라 하는데 고함을 질렀는지 비영을 질렀는지도 구분이 안 간다고 말함.


3. 비슷한 표현이 떠오르는 작품. '도레미파솔라시도를 건너뛰고 도솔라시도로 간다.' 자기가 나름 베테랑 기자라 자부하는 삼류 기자가 옛 운동권 출신의 시민단체 간부를 인터뷰하러 가서 그의 언행불일치에서 환멸을 느끼는 내용.


4. 그 외 단편적인 것만 떠오르는 작품들. 허스키한 목소리를 가진 여자친구가 발기되지 않은 남성기를 가지고 노는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