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른데도 올린거라 존댓말인건 좀 감안해주라. 꽤 오래전부터 어렸을 때 본 책들을 찾고있는데, 찾기가 너무 힘들더라구. 어디다 물어봐야할지도 잘 모르겠고. 그래서 생각날 때 마다 이곳저곳에 올려보고있는데, 여기 책 좋아하는사람들 모여있다고 해서 도움좀 부탁한다. 추억 찾아보는게 이렇게나 힘들줄은 정말 몰랐어. 벌써 거의 십년째 찾고있네. 도와주면 정말 고마울것같아. 일단 기억나는 내용은 이래. 첫째로, 어쩌면 같이 올린 사진의 전집에 들어있는 동화일 수 있어. 둘째로, 이 이야기 모두가 같은 전집에 있는건 아닐 가능성이 커. 셋째로, 셋 다 상당히 고전적인 화풍의 삽화가 들어가있었어. 사진에 올린 전집 위 동그라미에 그려진 그림같은거. 아랜 내용이야. 1. 어떤 가난한 왕국의 왕자가, 부자 나라의 아름다운 공주가 가장 맛있는 음식을 가져오는 자와 결혼한다는 공고를 낸 것을 보고 떠납니다. 하지만 가난한 왕국에서 내줄 수 있는건 풀 냄새가 섞인 치즈 한덩이 뿐이고, 왕자 역시 큰 기대를 가지지 않고 부자나라에 도착하여 한 여관에 숙박하게 됩니다. 여관엔 다른 나라의 왕자와 고관대작들이 각각 휘황찬란한 요리를 들고 공주와 만나기 위해 숙박중이였습니다. 이에 실망한 왕자에게 여관주인이 기운을 내라며 수프를 주는데, 이 수프 맛이 너무 기가막혀 여관주인에게 부탁하게됩니다. 수프를 공주님에게 먹여주고싶으니 좀 나누어달라고. 그러자 여관 주인은 이 수프는 특별한 날에만 내놓는 수프이고, 이게 마지막 그릇이라 합니다. 하지만, 곧 자기 여관의 전통행사를 치루는데, 지붕 위에 세 개의 계란을 놓고, 그 계란을 모두 주워오는 사람에게 수프 한 냄비를 준다는겁니다. 이후 어떻게 진행됐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왕자는 결국 성공하여 수프를 얻고, 공주와 결혼에 성공합니다. 2. 도시에 사는 어떤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소녀는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식구들이 먹을 빵을 사러 갑니다. 빵의 이름은 바랑카이며, 도넛이나 베이글처럼 중앙에 구멍이 뚫려 끈 따위에 빵을 꿰어둘 수 있는 형태의 빵입니다. 아버지를 위한 검은 바랑카, 어머니를 위한 양귀비 씨앗이 붙은 바랑카, 자신을 위한 설탕을 묻힌 바랑카, 그리고 남동생을 위한 분홍색 바랑카를 빵집에서 사고, 소녀는 뭔가 딴생각을 하며 집에 오는 도중, 오는 내내 떠돌이 개 한마리가 자신을 따라옵니다. 소녀는 자기가 상상에 빠져있는 동안 개가바랑카를 모조리 먹어버린것을 알게되고, 화를 내며 개를 쫒아갑니다. 하지만 개를 쫒아갈 수 있을 리는 없고, 처음 와보는 구역에 들어와 길을 잃은 소녀는 울면서 집을 찾기 시작합니다. 헤메던 와중, 소녀는 일곱빛깔의 잎이 붙은 신기한 꽃이 피어있는 집 앞을 지나치게 되고, 그 집에 살던 할머니는 소녀를 불러들여 달래줍니다. 그리고, 할머니는 일곱빛깔의 잎이 붙은 꽃을 한송이 꺾어 소녀에게 주며, 이 꽃이 소원을 들어주는 힘이 있다 말합니다. 꽃잎을 하나 떼면서 주문을 말하고 소원을 빌면, 소원을 바로 들어주는 꽃입니다. 주문은 대략 이랬습니다. 꽃잎이여 날아가라, 동에서 서로, 북에서 남으로, 꽃잎이 땅에 내려앉으면 내 소원을 들어주렴. 소녀는 첫번째 꽃잎을 사용하여 새 바랑카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옵니다. 소녀는 귀한 꽃을 보관하려면 어머니가 가진 최고의 꽃병에 보관해야한다고 생각하여 찬장 위에 있는 어머니의 꽃병을 꺼내려다 깨고, 그걸 수리하는데 두번째 꽃잎을 사용합니다. 이후 소녀는 놀이터에 가서 남자애들이 나무널빤지로 얼기설기 만들어둔 구조물을 빙산이라 주장하며, 여자는 끼워줄 수 없다고 놀리는것에 분개하여 꽃잎을 사용하여 북극에 가고, 몰려오는 북극곰과 추위에 겁먹고 바로 꽃잎을 한장 더 사용하는 듯, 쓸모없는 일에 꽃잎을 사용하다 결국 꽃잎은 단 한장 남게 됩니다. 그러다, 벤치 위에 앉아있던 장애인 소년을 치료하는데 마지막 꽃잎을 사용하는걸로 동화가 끝났습니다. 3. 어떤 농장의 일꾼 소년이 주인공입니다. 한때 좋은 주인 아래서 행복하게 일하며, 주인집 딸을 남몰래 사랑했지만, 주인이 급사하고 다른 주인이 들어오며, 순식간에 농장의 분위기는 돌변합니다. 새 주인은 일꾼들은 물론 동물들도 매우 험하게 다루는데, 주인공 소년은 특히 친하게 지내던 말 한 마리를 생각하며 도망치지 않고 버티고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말을 팔아치우기로 했다는 이야길 듣고, 주인공은 말을 훔쳐 달아나게 되고, 잠시 주인공은 이야기에서 이탈합니다. 이후, 농장은 계속 쇠락하고, 새 주인의 난폭한 학대로 농장의 동물들이 차례차례 죽어가는데, 어느날 주인이 잠자는데 꿈에 죽은 소 두마리가 나타납니다. 이떄 소 두마리의 대사가 대략 이랬던거같습니다. "나는 소 xx다." "나는 소 yy다." "우리는 너의 학대에 대해 보복할것이다. 네가 죽을 때 까지 계속 찾아오마" 이런 말을 남기고 소 두마리는 사라지고, 이후로 주인은 계속 악몽을 겪으며 점점 쇠약해져가고, 농장은 완전히 망조가 들게 됩니다. 저 소 꿈에 나오는 페이지에, 녹색으로 흐릿하게 그려진 소 얼굴 둘이 나오는데, 거꾸로 된 반달 형태의 눈에 완전히 흰자만 보이는 일러스트가 상당히 무섭게 그려졌던걸로 기억합니다. 이후 한동안 기억이 없고, 다른 지역으로 시점이 이동하여,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언덕 위에 홀로 사는 엄청난 명마에 대한 소문이 흘러나온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 말은 너무나도 빨라 그 누구도 잡을 수 없다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 지역의 황후가 매우 말에 관심이 많아, 저 말을 잡기 위해 찾아오고, 말을 잡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지만 실패합니다. 그러던 와중, 황후가 언덕 부근에서 말을 구경하는데, 어떤 소년이 저 말을 쓰다듬어주는것을 보고, 저 소년을 데리고오라 명합니다. 당연히 이 소년이 주인공 소년이고, 주인공 소년에게 어찌어찌 잘 이야기하여 황후는 말을 양도받는데 성공하고, 또 잘 기억안나는 이유로 농장 주인의 딸과 왕자가 결혼하게됩니다. 분명 소년의 애정의 대상이였는데, 어째서인지 뜬금없이 나온 왕자랑 결혼했던것같습니다. 그리고 소년은 저 말의 사육자로 취업하게되고요. 주인공 이름이 러시아쪽 이름이였던걸로 기억합니다.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정말 꼭 찾았으면 좋겠는데, 여기까지 읽어준것만으로도 도와줄 생각이 많았다는건 충분히 알것같아. 그럼 좋은 주말 보내. |
프뢰벨 동화들이네요 읽으신지 꽤 되셨을텐데 자세히 기억하시는듯 ㅎㅎ 오랜만에 전집 꺼내서 적었습니다. 책 실물도 꼭 찾을 수 있으시길. 1번은 로베르 에스카르피-스튜 차지하기 경기(5권), 2번은 바렌틴 카타에프-일곱 빛깔의 꽃(8권), 3번은 에두아르트 뫼리케-프리더와 말 한젤 (3권) 이름은 프뢰벨 명작동화 세계명작동화선집이에요
헉 이렇게 자세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을줄은 정말 몰랐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정말 많이 감사해요
댓글쓴이인데 뭐 안 주셔도 되니까 번호는 지우시는게;; 누가 악용하면 어떻게 해요. 여튼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네요 ㅋㅋ 책도 꼭 다시 만나실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일단 번호는 지웠는데 혹시 나중에라도 필요하시다면 연락주세요. 거의 십년간 찾던걸 찾아주셨는데 그정도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