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인물들이 고통 받는 게 즐거움.

예를 들어

최서해-탈출기를 보면

아내가 주방에서 뭘 깨작깨작 뜯어먹다가 주인공인 남편의 눈에 띄자 갑자기 아궁이 속에 숨겨 버림. 남편은 아내가 자기나 시어머니 몰래 뭘 먹나 괘씸해서 아궁이 속을 뒤져보는데 그리해서 찾은 게 귤껍질임. 아내가 너무 배고파서 길거리에 떨어진 귤껍질을 주워서 주방에 숨어 몰래 뜯어 먹은 거임. 주인공은 아내한테 미안해서 눈물 주루룩 흘림.

대강 이런 얘긴데 나는 배고파서 귤껍질 뜯어 먹은 아내나, 그런 아내를 의심하고 거기에 부끄러움을 느낀 주인공을 보면서 어떤 희열을 느낌.



에밀리 브론테-폭풍의 언덕에서

히스클리프한테 대들다가 죽빵 쳐맞은 캐서린을 보고 상황과 다른 실소가 터짐. 장면은 심각한데 나는 낄낄거리면서 읽고 있음.


아마 이런 성향 때문인지

주인공이 당당하게 사건을 해쳐나가는 작품보단

존나 괴로워하고 꿈도 희망도 없는 작품을 더 재밌다고 느낌.


사디 기질은 누구나 갖고 있다곤 하지만 난 그 정도가 좀 두드러지는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