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님과 수상님 가족을 꿈꾸게 할 세 권의 책을 

캐나다 작가 얀 마텔이 보냅니다.

추신: 메리 크리스마스


하퍼 수상님께,


내일이면 크리스마스입니다. 우리는 권리와 자유헌장(*캐나다 헌법에 명시된 권리장전.)에 가장 먼저 언급된 자우가 양심과 종교의 자유인 나라에서 살고 있습니다. 축하해야 마땅할 시간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법적으로 막대한 자유를 누리면서 종교적 표현에서는 상당히 조심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말이 하루가 다르게 사라지고, 대신 '연말연시를 즐겁게 보내세요'(Happy holidays, Happy Greetings)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편리하게도 '홀리데이'(Holiday)의 원래 의마가 '거룩한 날'(holy day)이라는 걸 잊어버린 채, 종교와 관련없이 무난하고 일반적인 인사말이라고 여겨지는 셈입니다.


하지만 사실 '메리 크리스마스'는 그저 상대에게 던지는 축복의 말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이 말을 듣고 기분나쁠 사람이 있을까요? 누군가 미소 띤 얼굴로 손을 흔들며 우리에게 '해피 디왈리!'(* 힌두교의 등명제라는 종교 축제.)나, '해피 하누카!'(* 유대교의 축제.) 혹은 '해피 이드!'(* 이슬람교에서 라마단의 마지막 날을 뜻하는 축제.)라고 소리치면, 수상님이나 제가 정말 기분이 나쁠까요?


우리가 힌두교나, 유대인, 무슬림이 아닌데도 우리에게 행운을 빌어주려는 사람의 선의에 감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낯선 사람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하면 우리 의도는 선하지 않은 것입니까? 낯선 사람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만으로도 선한 행동이 아니겠습니까? 말하자면 우리는 영적인 포만감을 느끼고 남들에게도 행복한 마음을 전하려는 것입니다. 만약 그 사람이 '고맙습니다! 당신의 아기 예수에게도 축복이 있기를 빕니다. 내가 믿는 예언자께서도 그분을 무척 존경했습니다."라고 대답한다면, 그가 이미 영적으로 충만하다고 우리 기분이 상하지는 않을겁니다. 오히려 그런 반응이 반가울 겁니다. 무엇이든 부족한 것보다는 넘치도록 많은 것이 더 낫지 않습니까?


저는 한 종교 집단이 일하기를 멈추고, 돈 버는 것마저 중단하며 한 아기의 탄생을 축하한다는 게 정말 좋습니다. 사실 우리는 아기들을 너무 잊고 사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마법적이고 신비로운 생각을 무시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내일이면 크리스마스 입니다. 모두가 축하해야 할 아기가 탄생한 날입니다.


그날을 기념하는 뜻에서, 이번에는 한 권이 아니라 세 권을 수상님께 보냅니다. 혼자 읽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입니다.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해리스 버딕의 미스터리>와, 사라 L. 톰슨이 쓰고 롭 곤살베스가 그림을 그린 <상상 속의 하루>는 전염성이 강한 그림책입니다. 그림 하나하나를 눈여겨보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올 것입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사자왕 형제의 모험>(겉표지가 촌스러워 유감입니다. 이 판본밖에 구할 수 없었습니다)은 유명한 '말괄량이 삐삐' 시리즈 중 하나로, 삽화가 거의 없는 아동소설입니다. 그 삽화마저 흑백이지만 무척 매혹적입니다. 수상님과 수상님 가족이 세 권의 책 모두를 재밌게 읽기를 바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하퍼 수상님. 수상님의 마음이 아기 예수가 누워 있는 구유와 같기를......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