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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벌>의 로쟈는 가난한 지식인,
<백치>의 미시킨 공작은 부자인 무식자로 캐릭터들이 작품 외적으로
대칭적인게 재밌었는데 이번에 <악령>의 주인공 니콜라는
백치와 또다른 면에서 대칭을 이룬다.

미시킨은 부자에다 무식자이면서 어떤 상황과 사람에게도 선의를 갖는 인물인데
악령의 니콜라는 부자에다 지식인이면서 항상 악의와 조소를 머금고 있는 인물이다.


마지막에 샤토프에게 뺨을 후려맞은 니콜라를 화자가 묘사하듯이
그의 악의는 분노와 다르다. 보통 악의는 분노에 점화가 되어
이성을 상실한 과격하고 맹수같은 느낌인데 니콜라는 차분한 고양이같다.
그의 악의는 특정 대상과 원인이 불분명하고 그저 삶과 세계 전반에 걸쳐
아무런 애정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천하게 취급받고 불구이자 정신병을 앓고 있는 마리야에게 존경을 표시하며 돕는 것은
사지멀쩡하고 정신병을 앓고 있지 않은 정상적인 평범한 인간들을 경멸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신병을 앓고 있는 마리야는 선의도 악의도 갖지 못한다.
자연상태같은 인간인 것이다.
그러니까 니콜라는 인간과 인간이 만든 세계를 경멸하며 자연을 존경한다는 뜻이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과 인간이 만든세계를 벗어난 니콜라는 아마도 악의를 갖지 않을 것이다.


도스토 옙스키는 독자에게 니콜라가 느끼는 인간 경멸을 트로피모비치를 통해 얼핏 느끼게 한다.
인간의 온갖 경멸적인 습성을 집약적으로 가지고 있는 트로피모비치에 대한 묘사를 통해
우스꽝스러우서면도 인간들 모두 저마다의 결점을 가지고 있는점을 상기하게 한다.

이 작품에도 역시 무신론에 관한 주제가 나오는데
신을 믿고 안 믿고를 떠나 (나는 도스토예프스키가 작품을 통해 종교를 권유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런 희망과 목표와 실천적인 행동없이 그저 탁상공론이나 허세스런 지식인 행세나 하는 사람들을
풍자하기 위해 무신론에 관한 주제를 이용한다고 생각한다.


니콜라의 인간경멸과 결점 많은 인간의 대표격인 트로피 모비치를 통해 당시 러시아 지식인들과 부자들을
바라보는 도스토옙스키의 시선이 느껴진다. 지식인과 부자도 결국 인간이다. 그리고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 인간에 대한 엄청난 기대와 애정이 엄청난 경멸을 불러오는 것이다.


+


트로피모비치의 찌질한 모습들과 바르바라가 그에 대한 애정과 경멸이 뒤섞여 이리저리 다루는 여러 장면들이
정말 웃겼습니다 . 2권도 읽으면 감상평을 올릴것이고 3권을 읽은 뒤엔 전체적인 감상평을 남기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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