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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지마 요시미치, <악이란 무엇인가>



칸트 사상의 정수는 물론 인식론에 있어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에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핵심적인 부분은 바로 윤리학에 있다.

일본 철학 교수가 쓴 이 책은 이 칸트의 윤리학 그 중에서도 근본악에 대한 개념을 친절하고 자세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칸트에 따르면, 도덕적 행위란 정언명령에 따르는 행위다. 

그리고 이성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누구나 정언명령이 무엇인지 그러니까 도덕적 행위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문제는 안다고 해서 그게 바로 행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진짜 도덕적인 행위는 오로지 정언명령에 따라서만 행하여지는 행위인데 이건 인간이 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비록 선한 결과를 주는 행위더라도,

자신 혹은 타인의 이익을 위한 목적과 동기로 행한 행위 또는 신이나 법률 등 타율적으로 행해진 행위는

도덕적인 행위는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오로지 정언명령을 따르는 것이 맞기 때문에, 그것을 따르기 위해선 한 행위만이 도덕적인 행위인 것이다. 


하지만 현생을 사는 인간으로서는 그러한 삶을 사는 게 불가능하다. 

오히려 자신의 불순한 동기와 목적을 그러지 않은 척, 모른 척 포장하고 합리화하려고 든다. 

그리고 거기에 바로 인간의 근본적인 악이 있다. 


그렇게 우리는 도덕적 행위가 무엇인지 알 수 있지만, 그것을 결코 행할 수는 없는 딜레마에 빠진 채 허우적거린다. 

하지만 그런 딜레마에 허우적거리면서도 끊임없이 필사적으로 그래서 난 도덕적으로 살기 위해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번뇌를 멈추지 않는 것

그러니까 실행할 수 없기 때문에 끝까지 추구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지상 최고의 씹선비 칸트가 말하는 도덕적인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