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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메 소세키. 이름만 들어도 존경스러운 근대 일문학의 개척자다. 그의 장편 데뷔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지금도 수많은 일본인들에게 읽히는 고전이다. 나는 나츠메 소세키의 작품들 중 <도련님>을 읽은 적이 있다. 나츠메의 교사 시절과 간사한 현실에 대한 풍자가 어우러져 웃음을 유발하는, 정말 유쾌하고 좋은 작품이었다. 덕분에 나는 기대감을 갖고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펼쳤다.

이 작품을 읽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인간의 허영심과 당시 사회에 대한 풍자가 돋보이는 소설.’ 나츠메 소세키는 이 작품을 빌어 온갖 것들을 풍자한다. 인간들의 허영은 물론이고, 군국주의에 대해 은근한 풍자를 내비치기도 하며, 심지어 자학 개그를 선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풍자를 읽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지만, 나는 이 작품에서 서구화를 온몸으로 부정하는 나츠메 소세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츠메 소세키는 다양한 방법으로 작품 속에서 동양의 정신을 예찬한다. 풍자적인 장면이기는 하지만 구샤미 선생이 화를 다스리기 위해 동양식 정신 수양을 하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하고, 아예 인물들의 대사를 빌어 서양의 정신을 평가 절하하고 동양의 정신을 예찬하기도 한다. 이처럼 나츠메 소세키는 철저하게 서구화를 부정한다. 연구자들은 그가 영국 유학 시기에 정신적으로 피폐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구화를 부정한다는 것은 근대화를 부정한다는 것이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 작품은 세상에 나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서구화를 부정한다는 것은 근대화의 격동 속에서 일본의 정신이 서구화에 의해 오염되는 것을 부정한다는 것이다. 작품 속에서는 대화혼(大和魂)으로 호칭된다. 나츠메는 한학에도 조예가 깊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동양의 정신이 서구화로 인해 오염되는 것을 부정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이러한 나츠메 소세키의 생각이 반가웠다. 나 역시 서양보다는 동양의 전통과 정신을 따르고 예찬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츠메처럼 서구화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의 나와 19, 20세기를 살아갔던 일본의 대문호 나츠메 소세키의 생각이 동양의 정신의 예찬을 통해 일치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왠지 모르게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나츠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타종화(他化)되어 나타나는 인간의 허영심과 사회에 대한 풍자는 물론이고, 그 안에서 드러나는 서구화에 대한 부정 역시 흥미롭게 다가왔다. 다만 이야기가 점점 길어지면서 조금씩 처지고 피로해진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이 작품과 비슷한 나츠메 소세키의 풍자 소설인 <도련님>이 더 깔끔하고 유쾌한 작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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