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뮈, 카프카 같은 작가들의 부정적인 모습만이 비춰지는데, 난 어쩌면 카프카 문학이 희망에 관한 얘기로도 보임

카프카 문학에서 죽음과 실패는 디폴트임. 요제프 K는 몸에 칼이 들어와 죽을 운명이고, K는 성에 다가가지 못한 채 죽을 운명임

'소송'의 창작 과정을 살펴보면 카프카는 소설의 끝과 시작을 미리 써두고, 그 사이의 서사를 채우는 식의 집필을 함. 결국 중간 과정을 채우지 못해 미완성 소설이 됐지

달리 말하면 카프카가 '소송'에서 중요시 여긴 건 요제프 K의 죽음이 아니라 K가 승소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과정이란 것임

요제프 K는 어떻게 죽음이라는 운명으로 부터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가, 어쩌면 카프카는 죽는 순간까지 발버둥치며 소송을 부정하는 K의 모습으로 부조리에서 벗어난다는 희망을 보여줬다고 생각함

요제프 K에게 진짜 죽음은 몸에 칼이 들어오는 게 아닌 소송에 굴복하고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