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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본능적으로 쌉소리를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 무한매수법이라는 이름을 들을 때에도 그랬다. 단어를 카테고리로 묶자면, 4차 산업혁명이나 은나노 혹은 퀀텀점프 따위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역시나였다.

투자자중 한 사람으로서 아주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수고를 마다할 결심을 했다. 그리고 본문은 그 결과이다.



내가 가장 태클을 걸고 싶은 부분이 첫 챕터부터 등장했다. 저자가 미국주식이 유망하며, 앞으로는 닷컴버블과 리만브라더스같은 사태가 없으리라고 주장하는 부분이었다. 미국경제가 유망한 것은 사실이기에 넘어가고싶었지만, 앞으로 폭락이 없으리라는 주장은 선을 넘고 말았다. 저자가 주장하는 근거들은 이렇다.


1) 버블 이후 금융법이 많이 바뀌었다.

2) 양적완화 카드가 있다.

3) 5G 시대가 도래했다.

4) 일반인이 버블을 학습했다.


... 사실은 이렇습니다.


1)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바젤3등의 금융규제가 시작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남해 주식 회사 사건 이후 영국도 주식 발행을 금지했다. 그 후로도 버블과 폭락이 영영 없었는가?


2) 연준이 유동성을 풀면 분위기가 좋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유동성은 영원히 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양적완화는 치트키가 아니다. 반드시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


3) 기술의 발전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기술이 발전하지 않은 시대는 없었다. 위기에 대응하는 정책을 시행하는데에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었다고? 끼워맞추기도 유분수지.


4) 아니다. 여기에는 어떠한 사실도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심지어는 배웠다는 사람들조차도) 멍청하기때문에 역사로부터 어떠한 교훈도 얻지 못한다. 마침 오늘 제레미 시겔의 '주식에 장기투자하라' 를 읽다가 나온 구절이 적절하여 남기고자 한다:


"대공황은 우리가 막지 못했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그러나 선생님 덕분에, 대공황을 다시 겪는 일은 없을 것 입니다."

벤 버냉키 연준의장, 2002년 11월 8일, 밀튼 프리드먼 90회 생일 축하식에서.


이를 바탕으로 지금이 대양적완화의 시대이며 레버리지를 하지 않으면 떨어지는 화폐가치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설파한다.


… 만약 내가 까려는 목적이 없었더라면, 여기까지만 읽고 책을 덮어버렸을 것이다. 이게 지금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양적완화와 저금리는 동의어가 아닐뿐더러, 떨어지는 화폐가치가 고민이라면 원자재나 리츠를 보유할 것이지 이지랄을 한단 말인가?

거기다 자산의 레버릿지와 TQQQ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 확실히 저금리시대인지라 자금조달비용이 매우 낮아져 대출을 끼기에는 좋은 시기였다. 하지만 TQQQ는 자산의 레버릿지가 아니라 그냥 세 배로 움직이는 것이다. 원금의 두 배를 빌려서 QLD를 사는 것도 아니고, 전혀 다른 소리를 하고 있다. 3배수 레버릿지를 사야 할 근거의 첫 단추마저 엇나간 것이다.


다음 챕터에서는 분할 매수의 필요성을 역설하는데, 드는 예시가 너무 능지처참하다. U자형태로 빠지다가 상승하는 종목을 예로들어 첫날에 몰빵하는 것 보다 분할매수 하는 것이 이롭다고 주장하는데, 주가가 그렇게 움직이면 당연히 물타는게 낫다. 오히려 역U자로 상승 후 하락하거나 첫 날부터 하락없이 ‘빵빵, 버스 갑니다!’ 하고 출발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이 경우에는 분할매수 한 쪽이 손해를 보게 된다.


이후로도 무한매수법 실제 예시라면서 2020년 9월 FNGU 차트를 들고오는데, 차트가 초반 4일차 동안만 확 빼놓고 5일차부터 20일차까지는 완만히 상승하는 차트이다. 저자는 대세하락장이었다며 들고 온 차트였지만, 물타기에 아주 최적화된 데이터를 들고 온 것이다. 그렇다 물타기, 이 책의 핵심이다. 뭐, 코스트 에버리징이니 뭐니 어려운말 쓰지 말자. 모호한 단어는 직관을 뭉개뜨린다.


과거의 데이터는 미래를 말해주지 않는다. 그 맥락만을 말해줄 뿐이다. 여기에 어울리는 글귀가 있어 인용하고자 한다:

'지나간 차트를 보며 이렇게 생각하는 것을 사후확신편향이라고 한다' 라오어의 미국주식무한매수법 20p



서두가 길었다. 아무튼, 무한매수법은 다음과 같다.


1. 원금을 40으로 나눈다.

2. 나눈 몫으로 최소 두 번 살 수 있는 단가의 종목을 고른다.

3. 매일 두 주씩 사고 평단가의 +10% 지점에 매도를 걸어둔다.


이쯤되면 '이게 무슨 무한매수법이야, 40회 매수법이지' 라는 말이 나올텐데, 저자는 이런 비판을 예측하여 다음 단계도 만들어두었다.


4. 두 달이 지나서 원금을 다 꼴아박아도 플러스마이너스 10% 내외라면 손/익절한다.


5. 손해가 10% 이상이면 다른 계좌를 파서 새로운ㅋㅋㅋ 무한ㅋ매수를 반복한닼ㅋㅋㅋㅋㅋㅋㅋ


6. 두 번째 계좌에서 10% 수익이 나면 매도하여 첫 계좌의 손해와 상계한다.


저자의 말로는 이런 경우 둘 중 하나의 상황이 발생한다고 한다.


1) 기존계좌가 다시 양전하거나

2) 두 번째 계좌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첫 번째 계좌의 손해를 상계하거나


하지만 필자는 세 번째 상황이 있다고 자신있게 주장한다. 그것은 바로,


"상황이 호전되지 않자 신변의 위협을 받는다며 여론을 통제하고 '나는 처음부터 소액만 투자하라고 했다' 발뺌 하는 상황 " 이다.



라오어는 다섯 가지 이유를 들어 무한매수법을 해야한다고 말한다.
1) 고민과 후회가 생기지 않는다
2) 분석을 하지 않는다
3) 공포에도 환의에도 산다
4) 내 지인이 수익을 얻으면 같이 기쁘다
5) 앞으로도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안정감을 준다

나에게도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투자법이 있다. 에쎈피 존버인데, 훨씬 간단하다. 며칠사이에 자산이 절반넘게 증발해서 누군가의 신변을 위협할 일도 없다.


매일같이 교회에 새벽기도 나가듯 깡통차는 동지들과 함께 얼어터진 손을 맞잡고 서로가 서로의 용기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책의 표지에는 '레버릿지가 아니면 평범한 인생을 바꿀 수 없다' 는 글귀가 써있다. 이것만큼은 사실이다. 인생을 곱창내는 방법은 레버리지뿐이기 때문이다.


무한매수법은 변동성 그 자체에서 수익을 뽑아내는 방법이라고 한다. 모쪼록 여러분께서, 최근의 변동성도 마음에 들어하셨으면 좋겠다.


실제 하락장을 맞이한 투자자는 굉장이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된다. 아마 하루하루가 지옥 같을 것이다.
라오어의 미국주식무한매수법 16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