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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 소설 <코>는 인간의 자존심에 관한 이야기다. 주인공인 큰스님은 자신의 커다란 코 때문에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코의 크기를 줄이고자 갖은 방법을 동원하며 노력한다. 주변 사람들은 그런 큰스님의 모습을 보고 비웃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동정한다. 이에는 ‘내가 저 사람보다는 낫다’는 안도감으로 자신들의 자존심을 채우고자 함이 드러나 있다. 큰스님을 돕는 제자승의 행동 역시 이와 비슷하게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큰스님은 고군분투 끝에 코의 크기를 줄이는 데에 성공한다. 이제 큰스님의 자존심은 회복될 것이다. 하지만 이게 웬걸, 주변 사람들은 전보다 더 노골적으로 큰스님의 모습을 비웃는다. 심지어 큰스님을 도와준 제자승조차 큰스님을 보고 비웃는다. 큰스님은 다시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이를 ‘방관자의 이기주의’라고 말한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남이 불행할 때는 동정하고, 남이 불행을 탈출하면 비웃고 시기하며 자존심을 채우려고 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큰스님은 자기도 모르게 이러한 방관자의 이기주의를 깨닫는다. 그러자 큰스님의 코는 다시 커다랗게 변한다. 하지만 큰스님은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홀가분한 기분으로 자신에게 속삭인다. ‘이렇게 됐으니 다시는 아무도 비웃지 않겠군.’ 이제 큰스님은 상처받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자존심을 채우기 위해 큰스님이 어떤 모습이든 비웃고 동정할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큰스님은 방관자의 이기주의를 깨달은 순간,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곧 자존심이라는 사실도 함께 깨달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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