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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명 호러 작가, 토마스 리고티! 인간종에 관한 음모! 한국어 번역 예정 !!
https://blog.naver.com/philosophik/222405158566
평이 좋길레 사서 읽어봤음. 작가 다른 작품이 뭐가 있나 찾아봤는데 이 책이 대표작인듯함
제목에서 말하는 '인간 종에 관한 음모'는 비관주의를 막는 여러가지 기제를 의미함. 노르웨이의 철학자 베셀 삽페(Weseel Zapffe)는 의식은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한 공포, 존재론적인 공포에 삼켜지게 되기 때문에, 인류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의식의 활동을 제한하는 여러 기제를 만들어 냈다고 주장했음. 철학적인 주제를 다룬 에세이기는 하지만, 리고티 본인이 철학자는 아니기 때문에 엄밀한 논증을 제시하는 대신 다른 작가들, 철학자들의 주장을 인용하며 비관주의를 여러 측면에서 탐구하는 내용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참신한 주장도 많았고 말하려는 바도 뚜렷했음. 리고티 본인의 해석과 다른 철학자들의 주장이 뒤섞여있기 때문에 읽기가 힘들었지만 주요 주장을 요약하면 이 3가지로 간추릴 수 있음
에세이의 초반부에서 리고티는 '삶은 살 가치가 있는가?'라는 문제를 책의 주제로 세운 뒤, 비관주의와 낙관주의는 기질상의 문제이며 어떠한 철학적인 이론도 기질을 바꿀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름. 이윽고 비관주의와 낙관주의의 문제는 철학적인게 아니라 심리학적인 것이며, 심리학이 발전하면 낙관론자과 왜 낙관론자가 되었는지를 해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식의 결정론으로 낙관론을 두드려 팸. 한편 리고티는 어떠한 주장도 감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면 의미가 없는 것이고, 정신이 망가진 우울증 환자에게는 어떠한 낙관주의적인 논증도 듣지 않기 때문에 비관주의의 문제는 철학으로 반론 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함. 또한 비관주의와 낙관주의의 대립이 기질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비관주의자는 어떠한 목적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편견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음
리고티는 불교를 '세상이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으로 고통을 덜 수 있다는 믿음'이라고 봄. 리고티는 임사체험 후 자아가 사라져버린 사람들의 일화를 소개하며 열반은 추구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임. 리고티는 사라지는 것은 고통 그 자체가 아닌 고통의 주체라는 점, 그리고 무아의 상태가 상담으로 '치료'되었다는 사례를 들며 열반이 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이려 했던 것 같음. '삶은 살 가치가 없다'라는 명제는 비관주의자들에게도 가차없이 적용됨. 쇼펜하우어의 비관주의는 열반이라는 탈출구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어느정도는 '음모'에 가담한 것이며, 니체조차도 '물질주의적 신비주의'의 가면을 쓴 허무주의자로 해석한다는 점이 인상깊었음. 리고티는 니체가 자신의 비관주의적인 관찰을 숨겼으며, 새로운 가치의 창조를 기대하면서 동시에 그 가치가 무엇인지, 어떻게 가능한지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함. 물론 니체가 과거의 노예도덕을 깨부셨다는 점을 칭찬하는 것을 잊지 않았음. 다른 부분에서는 기독교를 조실금에 걸린 노인이 세계를 자신의 악덕으로 물들였다고 묘사하며 노골적으로 종교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함
리고티는 '세상에 고통이 더 많다'라는 식의 어색한 공리주의 논증이 아닌, 아마추어 철학가다운 솔직함으로 반출생주의를 옹호함. 리고티는 노년에 대한 보험, 허무함, 미혼자에 대한 대중의 도덕적인 질책등이 쌓이고 쌓여서, 배변활동처럼 터저나오는 것이 출생이라고 주장함. 그리고선 살인의 충동이 쌓인다고 꼭 살인을 하는 것은 아니라며 배변활동을 끝마치고 나서 축하나 칭찬을 받기를 기대하진 말라고 덧붙임. 리고티는 자살이 고통을 끝내지는 않는다며 자살을 옹호하지는 않음. 하지만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주저없이 멸망시키고 본인도 자살을 할 것이라고 함. 물론 낙태나 총기난사를 권장하는 대신, 삶이 괜찮은 것이라고 부추기는 '음모'를 끝낼 때가 되지 않았냐는 것이 리고티의 결론임
도대체 왜 이런 책을 적은걸까? 이딴건 그냥 염세론적인 투정이 아닐까?
책을 덮고 자려는데 리고티가 갑자기 고딕 호러 장르의 역사를 설명하기 시작했음. 리고티에 따르면 고딕 호러 장르에는 분위기 묘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함. 리고티는 앤 래드클리프의 분위기 묘사를 몇군데 인용하고선, 호러 장르에 큰 획을 그었지만 결국에는 해피앤딩으로 끝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평함. 이어서 에드거 포의 꿈같은 분위기 묘사를 칭찬하고 크틀루 신화의 도입부를 인용함
이윽고 여러 작가에 대한 비평이 시작되었음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장 폴 사르트르, 사무엘 바커트, 엘리엇, 크누트 함순, 헤르만 헤세: 이중 누가 인싸이더고 누가 아웃사이더인가?"
"간단히 말하자면 누가 인싸이더고 누가 아웃싸이더인지의 질문은 스웨덴의 노벨 문학상 위원회에 의해 판결된다고 할 수 있다. 노벨 문학상은 매년 "누가 이상주의적인 면모를 가장 잘 드러냈나"에 따라 수상되는 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웨덴의 위원회에 의해 이 거장들중 누가 인싸이더인지가 정해진다고 말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꼭 노벨상 때문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아ㅋㅋㅋㅋㅋㅋㅋㅋ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삽페가 누군지 모르고 포나 러브크래프트를 읽어본 적이 없음. 나 자신이 비관주의자라고 생각하지도 않음. 그래서 리고티가 묘사하는 존재의 공포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 하지만 비관주의적인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깊게 공감할 수 있었을 것 같음
온라인 포럼글을 인용하고, 대문자로 표현을 강조하는등 굉장히 잘 쓴 인터넷 게시글을 본 듯한 느낌을 받았음. 흡입력 있는 책이니까 꼭 읽어보기를 바람
우리들은 니체마저 도둑맞았다
쿤데라는 니체를 인싸영역으로 훔쳐간 혐의로 노노벨상형을 선고받았다
낙관주의의 두 중요한 특질: 호르몬 분비, 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