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없이 도래하는 예술은 없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비평가란 대개 증오의 대상이다. ... 하지만 아무리 미워한다 해도 비평 없이 도래하는 예술은 없다. 모종의 미적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인간적 작위의 산물을 예술작품이라고들 부른다지만, 비평적 판단의 개입을 통한 선별 과정이 없다면 그것은 그저 자연물에 대비되는 범주로서의 인공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뿐인가? 일찍이 오스카 와일드가 지적했듯이, 비평적 정신의 도움이 없다면 예술적 창조 자체가 불가능하다. 비평적 정신은 비평가에게만 고유하게 속한 유별난 기능이 아니라 인공물 가운데서 예술적인 것을 감지하는 인간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 그런데 누군가가 이러한 기능을 예민하게 발휘하려 들면 어김없이 미움을 사게 된다. 비평적 기능을 예민하게 발휘하는 일은 그러한 기능이 개개인 각자의 취향에 따른 상대적인 것이 아니라 단연 보편적인 것이라는 믿음을 강력하게 내세울 때, 오직 그럴 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취향에 대한 존중은 비평적 정신과는 결코 양립할 수 없다. ... 상대방이 선호하는 것을 존중한다고 말하지만 실은 상관하지 않을 따름이다. 자본주의가 선호하는 다원적 소비에 걸맞은 냉소주의에 불과한 이런 태도가 오늘날에는 매너나 에티켓이 되었다. ... 패션, 혹은 실내 장식과 같은 영역에서는 분명 합리적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예술과 관련해서는 어떠한가?

... 비평은 선을 긋고 우열을 나누려 드는 불쾌한 작업이라고 여기는 세인들의 태도는 '대체로 사실에 근거한 편견'이라 해도 좋다.



영화평론가 중에서도 힙스터픽인 유운성 씨의 책 『어쨌거나 밤은 무척 짧을 것이다』에 나오는 대목임.


밑에 비평가 글 있길래...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