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깊은 문장들
2 - 1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라.
오늘도 나는 참견과 배은망덕과 오만불손과 불성실과 악의와 이기심을 대면하게 될 것이다.
모두 선이나 악에 대한 무지에서 기인하는 일이긴 하지만...그러나 나로서는 이미 선의 본질과 그것의 고귀함을 알며,
악의 본질과 그 천박성을 알며, 죄인의 본성도 알고 있다.
죄인도 혈연이란 관점에서는 아니지만 이성과 신성의 일부를 우리와 꼭 같이 부여받은 동료 인간이란 뜻에서 나의 형제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어떤 행위도 나를 손상시키지 못한다.
아무도 타락의 길로 휩쓸리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나의 그러한 형제에게 분개할 수 없고 그들과 다툴 수도 없다.
왜냐하면 그와 나는 마치 인간의 두 손이나 발이나 아래위 눈썹이나 아랫니와 윗니처럼 함께 태어나면서 협력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방을 방해하는 것은 자연의 법칙을 위반하는 행위이다.
분개와 질시는 일종의 방해행위일 뿐 그 밖에 무엇이겠는가?
2 -2
조그마한 살덩어리, 한 가닥의 호흡, 모든 것을 지배하는 이성 - 이것이 나 자신이다
(당신의 책을 덮고 잊어버려라, 책을 더 이상 찾지 말라. 왜냐하면 책이란 당신의 장비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죽음의 문전에 와 있는 사람처럼 육체는 생각하지 말라.
그 점착성의 피와 뼈의 신경조직과 정맥과 동맥을 망각하라. 호흡? 그것은 무엇인가? 한 가닥의 공기일 뿐이다.
그것도 동일하고 한결같은 공기도 못 되고 매순간 새로 들여마시고 토해내는 것이다.
그런데 셋째 것은 이성인데 인간의 주인이다. 여기에 주의를 집중하라.
이제 당신의 머리도 백발을 휘날리고 있으니 더 이상 사욕이 이끄는 대로 그것을 꼭두각시처럼 비틀어대면서 노예로 만들지 말라.
또한 오늘에 대하여 불평하고 내일에 대하여 비탄함으로써 당신의 운명에 대하여 분개하지 말라.
2 - 4
얼마나 긴 세월을 지체해왔는가 생각해보라.
신들이 내린 은총의 기회를 되풀이해서 받아왔으면서 그것을 이용하지 않은 적이 얼마나 많은가를 생각하라.
이제야말로 당신이 속한 우주의 본질을 깨닫고 당신을 낳아준 지배자의 본질을 깨달을 시점이다.
그러기 위한 당신의 시간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을 시간이다. 그러니까 당신의 지혜를 증진시키기 위해 그 시간을 이용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 시간은 영원히 사라져 다시는 당신의 손에 쥐어지지 않을 것이다.
2 - 7
외적인 세상사 때문에 당신의 정신이 헛갈리고 있느냐?
그렇다면 조용한 시간을 마련해서 선에 대한 인식을 쌓아올리고 초조감을 불식시켜라.
그와 동시에 또 하나의 오류에 대비하라.
많은 일을 하느라고 고달픈 나날을 보내고, 자신의 정력과 전심전력의 초점을 맞출 목표를 상실하는 우매함을 범하기 쉽다.
2 - 14
3천 년, 아니 3만 년을 산다 하더라도 잃는 것은 현재 영위하는 그 삶이라는 것과, 당신이 잃는 삶 이외의 다른 삶을 얻을 수는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
그 말은 아무리 오래 산 삶이나 낳자마자 곧바로 죽은 삶이나 결국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 손가락 사이로 흘러가는 이 순간은 모든 사람의 공동소유물이며, 이미 지나간 것은 우리 중 누구의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잃는 것은 현재라는 촌음에 국한된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지나간 것이나 앞으로 올 것은 잃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도대체 자신이 갖지도 않은 것을 어떻게 탈취당한단 말인가?
그러니까 두 가지를 기억하기 바란다.
첫째, 만물의 순환은 태초부터 똑같은 순환을 되풀이하는 것이어서 당신이 이같은 장려함을 1백년, 2백년,
아니 영원히 본다해도 아무 차이가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
둘째, 가장 오래 산 사람이나 가장 짧은 순간을 산 사람이나 죽게 되면 상실하는 것은 동일하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왜냐하면 인간이 상실할 수 있는 것은 현재이기 때문이다. 그 까닭은 이 현재란 인간이 소유한 전부이기 때문이다.
소유하지도 않은 것을 잃을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2 - 17
인간의 일생 속에서 그가 점유하는 시간은 순간에 불과하며 그의 존재는 끊임없는 유전이며 감각은 희미한 촛불이며
육체는 구더기의 먹이이며 영혼은 산란한 회오리이며 운명은 암담하고 명성은 불안정한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육체에 속한 것은 모두 굽이치는 물과 같고, 영혼에 속한 것은 꿈이나 증기에 불과하며,
삶은 전쟁이며 낯선 땅에 잠깐 체류하는 것에 불과하며, 후세에 남는 명성은 망각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하면 인간은 자신의 발걸음을 안내하고 인도할 힘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단 말인가?
단 한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철학이다.
철학자가 된다는 것은 자신 속에 있는 신성을 모독하거나 손상시키지 않고 따라서 모든 쾌락과 고통을 초월할 수 있어야 하며,
목적 없이는 어느 일도 손에 잡지 않으며 거짓과 위장이 섞인 행동을 멀리하며, 남이 행동하기를 기대하거나 행동하지 않기를 기대하지 않으며,
모든 정해진 운명을 자신과 같은 원천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며,
무엇보다도 최종적으로 죽음을 받아들이되 각 생물을 구성하고 있던 원소의 분해작용에 불과한 것으로서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원소는 끊임없는 결합과 재결합을 통해 아무 손상을 입지 않는다고 하면,
우리가 전체의 변화와 분해를 불신의 눈으로 바라볼 이유가 어디 있는가?
죽음은 단지 자연에 따라 일어나는 일이다.
따라서 자연에 따라 일어나는 일에는 악을 발견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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