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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를 보면 농사를 짓던 사람들이 트랙터라는 기계하나에 

전부 일자리를 잃고 쫒겨난다. 트랙터를 조종하는 사람은 마을 사람들에게 배신자로 찍혀 욕을 바가지로

먹지만 그 댓가로 배신자는 만연한 기근속에서 가족을 건사할 수 있게 된다. 소설의 시대로부터 100년이 훌쩍 지났지만 마찬가지로

거대한 트랙터가 a.i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며 코 앞까지 다가왔다. 다른 점은 요즘엔 그 트랙터에 올라타

조종하는 사람을 비난하기는 커녕 추켜세운다는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미래지향적인 사고보다 혁신적인 기술에 대한 나의 막연했던 호기심과 공포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공포는 무지로부터 온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신기술들에 대해 전부 안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그래도 위협적이지 않은 실체를 엿볼 수 있어 

안도가 되었다. 이 책은 각 기술에 대해 애정을 가진 각각의 전문가들로 쓰여진 책이다 보니 디스토피아보다 유토피아에 가까운 이야기들이 많았다. 

여기서 다루는 7가지 기술, AI,블록체인,VR/AR,로봇,사물인터넷,클라우드,메타버스는 결국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며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사람에게는 많은 기회의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보고있다. 



그러나 "배울수만 있다면 엄청난 기회가 열린다"말은 지속적으로 신기술들을 배우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는 얘기이기도하다.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호기심을 가져야하고 각종 테크들을 도구삼아 창조해야하기 때문에 스토리텔링 능력과 심미안을 길러야 할 것이다.

자발적이지 않은 호기심과 심미안에 대한 욕구의 모습은 아이러니하다.  주관적인 관점이지만 이 책이 그리는 세상은 

예술가가 보편화되는 세상같이 보였다. 그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세상의 모습이 기묘하다는 것이다. 

반복적인 업무는 기계가 전부하고 인간은 결국 더 가치있는 일에 힘을 쏟을 것이고 인류전체적으로 봤을 때 여가시간은 이전 시대보다 많아질 것이다. 


마윈이 다음 세대는 4시간만 일할 것이라고 했는데 기술들의 활용성을 보면 불가능도 아니지 싶었다. 그렇다고 여가 시간이 높아졌다고 해서 

마냥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대기업들은 소비자들이 멍하니 있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광고와 방대한 데이터수집으로 인한 타겟 마케팅은 더욱 지독해질 듯 싶고,

OTT 업체들은 눈과 정신을 잡아두기 위해 혈안일 것이다. 암울하게 보면 운전대가 없는 완전 자동화된 무인 택시 안에서 사람들은 테이블에 강제로 틀어진

광고를 보거나 휴대용 태블릿으로 스트리밍영상을 보거나 벌써 사라진 자신의 업계를 버리고 구직을 위해 신기술을 학습하느라 헉헉댈 것 같다.

편리하면서도 자유로운듯 보이는 이 유토피아 속에서 온전한 자발적 호기심, 자신의 생각은 오히려 더 위협받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