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다니던 학교에 이런 선생님이 계셨다.
성격이 독재자 같고 권위적이며 심지어 교장까지 욕하고 무섭기로 소문났던 선생님 한 분이
옛 세대는 학교에 다니면서 대부분의 가정이 농업에 종사하느라 농사를 지을 줄 알았으나
요즘 세대인 너희는 농사를 지을 줄 몰라 나라의 미래가 어둡다고 가르치셨다.
책상에 앉아 책 읽거나 공부하는 것보다 밖에 나가 농사를 지을 줄 알아야 식량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뭐다 가르치셨는데
요즘 자꾸만 그 선생님과 함께 마오쩌둥이나 폴 포트가 떠오른다.
조금이라도 먹물이 묻은 것처럼 보이는 사람은 모조리 제거하고
사람들 전부 농사를 지으라고 했던 폴 포트의 사상이 기묘하게 그 선생님과 겹쳐 보인다.
심지어 독재자의 기질도 타고난 것 같다.
그리고 독서하며 이것저것 종이에 끼적이는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책 읽지 말고 공부하지 말고 농사 만만세를 외쳤던 이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책도 읽고 공부도 하시며 사람들을 가르치고 인도하던 분들이셨다.
그 선생님도, 마오쩌둥도, 폴 포트도 그러했다.
어릴 때 주말 농장에서 일하다가 풀독 올라서 고생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읽고 쓰거나 책의 가치를 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걸 역설적으로 보여주던 그들의 가르침에 의문을 던진다.
어느날 갑자기 농업붐 일어나서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가야할 엘리트들이 다 농대가려고 하고 최종테크로 농사 지으면 웃기긴하겠네.
폴 포트가 실제로 선생님이기도 했다. 킬링필드 이후 너무 충격받은 그 당시 제자가 예전의 당신이 그립다며 편지를 보내주기도 했음.
헛 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