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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그러진 촛대에 꽂힌 양초 토막은 이미 오래전부터 꺼져 가면서, 이 가난에 찌든 방에서 영원한 책을 읽으며 이상하게 가까워진 살인자와 매춘부를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 죄와 벌 4부 4장 중. 민음사

이런 명문장은 실사화하면 표현력이 줄어들거나 의미가 퇴색되지 않을까. 그래서 실사화하기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연극이든 드라마든 영화든 저 문장의 내용이 스쳐지나가는 한순간의 스크린 되겠지. 물론 매체별로 장단점은 있겠지만.. ‘영원한 책’, ‘살인자’, ‘매춘부’, ‘양초 토막’ 이런 상징적인 장치를 도스토예프스키가 한 것처럼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이미 죄와 벌 영화가 있다는데 별로 보고싶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