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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갤 찾아보는데 핏빛 자오선 다들 어렵다고만 하지 왜 어려운지는 글이 많이 없는 것 같음. 지금 읽고 있는데 혹시 읽어볼 사람을 위해 어떤 부분이 어려운지 미리 글을 좀 남겨봄.

1) 장면 전환이 빠르다

이전 문단에서 푸아블로 인디언이랑 싸우고 있었는데 시체 묘사가 좀 나오다가 다음 문단엔 멕시코 군인이랑 싸움. 문단마다 장면이 바뀌는 수준으로 전개가 빠른데 그 사이 연결이 불명확해서 내가 지금 뭘 읽고 있는지 헷갈리게 함.

예를 들어 주인공 일행이 갑자기 어디로 달려나감 -> 군인이 인디언 무리를 죽임 -> 주인공 일행이랑 군인 함께 도시에 입성. 이렇게만 적혀있는데 그 사이 여백을 독자가 추리해야 함. "아, 주인공 일행이 이 인디언 무리를 죽이고 싶지 않아서 군대에서 잠시 떨어져 나왔다가 돌아왔구나" 하는 식으로.

2) 인물, 배경 설명이 빈약하다

이 부분은 오히려 현실감을 주기도 하는데, 어떤 사람이 나와서 싸우다 죽고 나서 나중에야 그 사람 이름이 등장함. 이 인물은 어떤 인물이다 구차하게 설명하지도 않고 사람과 관련된 구체적인 장면도 잘 없음. 대체로 가서 총질하는 장면밖에 없으니까.
배경도 비슷한데 이 도시가 어디에 위치하고 어떤 역할을 하는 도신지 설명을 안해. 인디언은 종류도 다양한데 아무래도 외국 독자 입장에선 누가 누군지 알기가 좀 버거움. 19세기 미국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으면 모를까 .

3) 행동 동기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다.

예를 들어 누가 동료를 죽여. 그럼 일반적인 소설이라면 왜 그랬는지, 죽이고 난 다음 주위 인물의 심경은 어떤지, 그게 이후 사건에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나오는데 핏빛 자오선엔 그런 게 없다. 그냥 죽이면 끝이야. 바로 다음 사건으로 넘어감. 그러다보니 왜 이 사건이 나오는지, 이 다음엔 왜 이 장면으로 이어지는지 따라가기 힘듦.

4) 묘사가 장황함.

달빛과 사막에 대한 장면 묘사가 긴데, 은유가 굉장히 독특해서 핏빛 자오선의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함. 조지프 콘래드 소설 느낌임. 문장이 묵직해서 따라가기 힘들 수 있음.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난해한 동시에 여태 보지 못한 독특한 분위기를 줌. 시간 들여 읽어볼만 함. 그래도 아마 전부 이해하긴 힘든 책이 아닐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