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그는 아름답지도 않고 위엄도 없으니, 비참하고 초라하도다
사람들은 그를 업신여겨, 버렸고
마치 멸시당하는 자인 듯, 그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사람들의 조롱을 받도다
진실로 그는 우리의 병고를 짊어지고
우리의 슬픔을 떠맡았도다
-본문 中
***
각자의 사연을 품은 이들이 각자의 의문을 안은 채 인도 여행에서 만난다.
여러 인물의 에피소드가 병치되지만 중심 화두를 풀어내는 이들은 미쓰코와 오쓰다.
이들은 신의 존재와 그 의미에 대해 거의 평생 고민하는 중이다.
인도의 깊은 강, 갠지스에서 힌두교 / 불교 / 기독교 그리고 무교가 섞여들며 이야기는 맺어지고, 다시 흘러간다.
인물들의 번뇌와 슬픔은 사실 작가 자신의 것으로 보인다.
엔도 슈사쿠는 <침묵> 등, 종교소설에 천착했던 사람이다.
소설에서 그려지는 인도의 묘사도 리얼하다.
무덥고 습하며 혼돈스러운 인도가 생생하다.
이 또한 작가 자신의 인도 여행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양한 종교가 있지만, 그것들은 모두 동일한 지점에 모이고 통하는 다양한 길이다. 똑같은 목적지에 도달하는 한, 우리가 제각기 상이한 길을 더듬어 간들 상관없지 않은가."
주인공의 말을 빌어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걸까?
종교 버전의 흑묘백묘론 같은 저 대사에 <깊은 강>의 주제가 함축됐다고 생각한다.
'어느 종교든 무슨 상관인가. 결국 종교는 인간을 포용하고 구원해야 되는 게 아닌가. 그리고 인간 역시 그러하게 살아야 되지 않는가.'
뭐 이런 이야기가 아닐까?
***
인간이 이토록 슬픈데
주여, 바다가 너무도 푸르릅니다.
-엔도 슈사쿠 침묵의 비(碑)
***
그러나 이 모든 작업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끝끝내 의문을 해소하지 못하고 눈을 감은 듯하다.
<깊은 강>은 그가 남긴 짧은 답이 아니라 기나긴 질문처럼 보인다.
내가 알기로 묘비명은 아니고 그냥 기념비에 새겨 놓은 말이라고 알고 있는데 아닌가???
자연스럽게 묘비명으로 생각했네. 다시 읽어보니깐 엔도슈사쿠 문학관 비에 새겨진 글귀네. 수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