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기호 작가가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를 <악스트>에 게재하고 국민청원에 예술원 폐지를 건의하여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었는데...

허구한 날 한국문학 까는 독갤에서 진지하게 다뤄볼 법한 주제인데도, 그동안 크게 거론된 적이 없어서 간단히 올려보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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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예술원이란 무엇인가?

역사가 생각보다 길음. 한국전쟁 중 임시수도 부산에서 제정한 문화보호법에 의거해 만들어진 국가지원 예술단체임.

그리고 이 문화보호법을 제정하기 위해 힘쓴 이들이 바로 문총(전국문화단체총연합회)이란 집단인데, 다름아닌 임화의 조선문학가동맹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우익 문학 단체였음.

문총의 목적은 3가지. 첫째, 민족의식을 드높이는 것, 둘째 문화인의 권익 옹호, 셋째 국제적 문화교류 내지 반공문화 운동.

이들은 카프 계열의 공산주의 문학에 대항하는 순수문학 계열의 작가들이었고, 그렇기에 정부에게서 반공 선전에 대한 포상 성격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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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예술원 개원식하는 짤)

문학 쪽에선 초대 예술원 회원으로 염상섭(57세), 박종화(53세), 김동리(41세), 조연현(34세), 유치환(46세), 서정주(39세), 윤백남(66세) 등이 뽑혔음.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예술원 회원 선정이 문총의 분열로 이어지게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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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총은 김광섭, 오종식, 김범보를 필두로 한 전조선문필가협회와 김동리와 서정주를 필두로 한 조선청년문학가협회를 합친 것인데, 예술원 회원의 상당수(김동리, 조연현, 유치환, 서정주)가 청년문학가협회 출신이었던 것.

더욱이 김광섭(51세), 이헌구(49세), 모윤숙(44세) 등 그들의 선배 문인을 제치고 예술원 회원으로 선발되었던 것임.

결국 이 일 때문에 문총은 김동리를 쫓아내고, 예술원 선거의 무효를 주장하기 시작했음.

두 세력의 불화가 깊어졌고, 이는 나중에 <현대문학>과 <자유문학>의 대립으로도 이어짐.

사실 이들은 이념 때문에 싸운 것도 아니고, 문학 방향성의 차이로 싸운 것도 아니어서,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문단좆목의 악습(도당주의와 패거리 의식)을 낳았을 뿐이라고 김윤식 평론가는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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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런 뜨거운 감자였던 예술원은 7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운영되고 있었으니...

다음 26명이 문학 분과 예술원 회원들임. 위에서 언급한 김윤식 평론가나 얼마 전 타계한 이어령 평론가도 예술원 회원이었음.

사실 꽤나 짱짱한 라인업이긴 함. 원로의 위치에 있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고.

이에 대해선, 이기호 작가도 예술원 회원 개인의 자격에 대한 비판이 아닌,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라고 못 박아 두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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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기호 작가는 왜 예술원 폐지를 말했는가?

국민청원 글로 굉장히 깔끔하게 잘 써두었는데, 그 입장을 요약하면 이러함.

* <대한민국 예술원>에는 2021년 32억 6천 5백만원의 예산이 책정되어 있다. 회원들은 매달 180만원의 정액 수당과 그 외 경비와 창작지원금을 받는다. 문체부 공무원 14명이 파견되어 있다.

** 대부분의 회원들은 교수직을 맡고 있어 생계의 어려움이 없는 문인들이다.

*** 2021년 청년 예술가 지원(아르코 사업)에 들어간 예산은 9억 6천만원, 이중 예술가 본인에게 지급된 돈은 7명에게 4천만원이 고작. 생계가 곤란한 원로 예술인을 지원하는 사업도 매달 60만원 지급하는 것이 전부이다.

**** 예술원은 종신제로 운영되며, 새 멤버를 회원들의 투표로 뽑기 때문에 그들과 친분이 있는 문인이 유력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아동문학 쪽 회원은 한명도 없다.

***** 해외에도 예술원과 비슷한 성격의 단체가 있지만, 그들에게 정액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돈을 내서 청년 문인들을 도와주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 주장에 대해선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정액수당을 지급한다는 반론이 있음.)


예술원의 탄생에 숨겨진 정치적 논리와 그로 인한 문단의 악습은 차치해두더라도,

현재까지도 지나치게 많은 세금이 예술원에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선 부정의 여지가 없어보임.

더 궁금하면, 다음의 청원서 전문을 읽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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