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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인
술잔 잡아 멀리 하늘가의 달에게 권하며
달이 항상 둥글어 이지러짐 없기를 바라며
술잔 잡아 다시 꽃가지에게 권하며
다만 꽃가지 항상 붙어 있어
떨어져 흩날리지 말기를 빈다.
술잔 들고 달 빛 아래 꽃 앞에서 취하나니
피고 지는 일일랑 묻지를 마시게나
이 기쁨 아는 이 몇이나 될까
술잔이 앞에 있고 꽃도 마주하였는데 마시지 않고
언제까지 기다릴텐가.
홍진의 세사 저물어 분진의 안개로 피었나니
동파여 백세사여 그대도 한낱 먼지의 낯을 두르게 되었음을
이제사 구별할 도리 없다네.
세상사는 어지러이 피어 백척간두 마저 그 꽃의 가시가 할퀴지 않은 곳이 없다지.
아서라 세상사도 없던 시인을 생각하며 동파거사여
나는 이제 실로 그대의 사가 마지막 은지임을 아네
역청에 가려 뵈이지 않는 달무리여
호숫가에 끌리던 그대의 옷자락에
한 자락의 은빛 비단을 부어주던
사내를 아직 잊지 않으시었다면
이지러진 일엽편주의 흉흉한 비명 소리에
귀를 막으시어, 꽃의 개락을 희미히 여기며
개의치 않는 눈을 감으시어 기도하여 주소서
꽃과 잎 흩날리어 멈추지 말기를,
술잔 들고 사 아래 반으로 쪼갠 약을 물어 취하나니
비루하고 당당함을 묻지 마시게나
기쁨을 주는 이 몇 있으리오
술잔이 앞에 있고 꽃도 마주하였는데
그대는 언제까지 기다릴테인가
부디 술잔을 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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