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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는데,
에세이, 소설, 시집 위주로 읽었고
또 저 장르들을 유난히 좋아했어요.

사람마다 책에 빠져드는 이유는
저마다 다를 것이라 생각하는데,
저는 '염탐'에 그 포인트가 있었던 것 같아요.

나 말고 다른 이의 삶은 어떨까?
난 이렇게 생각하는데 저 사람은 어떨까?

어린이 시절부터 지금까지
저런 쓸데없는 호기심이 굉장히 많거든요.
퇴근하는 길에 차들을 보면,
저 차들은 어디로 가는걸까 궁금해 하고,
불이 들어온 아파트 집을 보면,
저 집에는 어떤 사람이 살까
어떤 분위기일까, 저녁 메뉴는 뭘까 상상을 해요.

그런데 내가 궁금하다고 해서,
달리는 차를 세워서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냐 물을 수도 없고,
다짜고짜 집에 들어가서 호구조사를 할 순 없잖아요.
그렇게 늘 항상 품고 있는 사소한 궁금증.
그러니까 타인을 궁금해 하는 그 마음들이 책에선 자유롭더라고요.

게다가 정돈된 문체와 깔끔한 인쇄와
종이 냄새, 종이 질감까지 더해주니 완전 굿굿인 거죠..

그런데, 문득 난 너무 가벼운 책만 읽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 읽는 것, 서점에 가는 것은 분명 내 취미가 맞는데,
뭔가 찝찝하게 당당하지 못한 그런 느낌..?

예를 들어,
회사 면접을 볼 때도 독서가 취미라고 말을 하면,
어김없이 책에 대한 질문이 바로 날아왔고,
제 취향대로 대답을 하면 면접관들은 '아 그게 아닌데~' 하는 표정을 짓더라고요.

그때. 면접관의 표정의 의미를 이제야 알 것 같아서...
이젠 내 취향에 맞춘 독서가 아닌
정보 습득을 위한, 지식 축적을 위한 독서를 해볼까 하거든요.
사실 억지로 읽는 거예요. 여전히 취미는 아니고요.

서론이 존나 길어서 죄송합니다.
밑에서부터 본론이에요.

철학, 인문학. 이렇게 먼저 뚫어볼까 하고
오늘 서점에 갔는데, 왜 다 자기계발서처럼 느껴질까요...?
이러이러하니 이러이러해라~
부모님에게 줄기차게 들으며 성장했던 지난 날이 되살아나는 기분이었어요.
'나도 다 알고 있는데... 굳이 또...?' 란 생각이 든 것도 사실입니다.

아마 제가 고르는 센스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러지 않고서야 나보다 10,000,000배는 잘난 사람들이 인생책으로 꼽지도 않았겠죠.

아무튼 이런 무지몽매한 저에게
눈알 쏙 빠지도록, 뇌가 탈탈 털리도록
제대로 된 철학 혹은 인문학 책이 있다면
몇 가지 알려주시겠어요?

책을 읽는 즐거움 따위 하나도 없이,
거의 공부하는 수준이 되어도 좋으니,
너 한 번 당해봐라 하고 추천해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