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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면서 감정이란게 무뎌지잖아
근데 이런 무뎌진 감정이 나와 남과 세상에 대해 무관심하게 만드는 거 같아
그러니까 그게 기쁨이든 슬픔이든 어떤 감정을 느낀다는게
이기적이지 않게 하고 호기심을 갖게하고 선의를 갖게 하는 것 같음

태백산맥을 읽으면서 정말 부글부글 끓는 나의 감정이 느껴짐
걱정되고 슬프고 답답하고 정말 안쓰러운 이 요동치는 감정이
문학의 힘인거 같음..













서엉, 나 배고픈디…….”

  종남이가 입술까지 길게 흘러내린 누런 코를 훌쩍 들이마시며 형을 흔들었다. 길남이는 동생에게로 더디게 고개를 돌렸다.

  “코 풀어.”

  종남이의 윗입술 중간쯤에 코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 배고프당께.”

  종남이의 지저분한 얼굴이 울상이 되었다. 마른버짐이 핀 깡마른 얼굴이 몹시도 추워 보였다.

  “더러운께 코부텀 풀어.”

  길남이의 목소리가 조금 억세졌다.

  “코 풀먼 밥 줄랑가?”

  종남이가 한가닥 기대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 밥은 밥이고, 코 푸는 것은 코 푸는 것이여, 하는 말이 곧 튀어나오려는 것을 길남이는 꾹 참았다. 그 말을 하면 동생이 그만 아앙 울고 말 것 같아서였다. 동생이 불쌍했고, 불쌍한 동생을 울리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나 코 풀 것잉께 밥 줘야 써.”

  종남이는 이렇게 다짐을 하고는 토방을 내려서 팅 코를 풀어 던졌다. 누런 콧덩이가 저만치 떨어졌다. 종남이는 소매 끝으로 코를 썩썩 문질러 닦았다. 소매 끝부분은 말라붙은 콧물로 번들번들 윤이 났다.

  “나 코 풀었응께 얼렁 밥 주소.” - < 태백산맥 2, 조정래 지음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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