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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 한 문장만 떼놓고 보면 근엄하고 묵직한 맛이 있는데

문단으로 놓고보면 과하다는 느낌이야


간결하게 형용사 섞어서 일축하는걸 체질적으로 싫어하는건 알겠어


기자 출신 답게, 상황을 장황하게 풀어해치는 리얼리즘 서술로


상황 너머의 엄중한 뭔가가 있다는 식으로 문단을 구성해


좋은쪽으로보면 리얼리즘적 미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나쁘게 보면 그냥 군더더기를 리얼리즘으로 포장하는 느낌이야


이게 한국인들 마음속에 있는 이순신 상황을 포착하는거면 참고 읽겠는데


현대극에선 도저히 납득이 안돼. 대표적 화장만 봐도 시쳇말로 진짜 뇌절이 따로 없어



작가들이 굳이 내용과 크게 관련없는 전문용어를 쓰는건 극을 풍요롭게 하기 위함도 있지만


대체로는 소설이라는 불완전한 허구 매체 최소한의 현실성을 불어넣기 위함이거든


근데 김훈은 여기에 엄청나게 집착해


아마 기자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사실성 전달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는듯 보여


다른 이유로는 김훈이 생각하는 마초적 미라는게 이런거라 생각해서일 수도 있고. 

(둘다 맞는듯)


하긴 이런게 마초적인 스타일이긴 하지. 근데 늘어지지 않게 과감히 일축하는게 더 멋진 남성적 문장 아닌가 싶어 



뭐 그게 취향에 맞는다면 묵직한 맛으로 느껴지는거고 아니면 그냥 하품 나오는 꼰대 장광설로 보이는거겠지만


개인적으론 후자로 보임


보고있으면, 작가의 땀냄새가 너무 풍겨서 부담스러워


사실 소설가들은 쓰고싶지 않아도 흐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적어야 하는 문장이 어마어마한데


김훈은 그걸 극대화해서 사서 고생하는 느낌임


거기다 자필로 쓴다하시니...이 사람은 확실히 문장마다 땀을 안 녹이면 직성이 안풀리는 인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