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책을 읽기 시작했냐 묻길래 답하다 문득 생각난다.
중3때 같은반 여자애랑 책 구실로 말 좀 섞어보려고 읽었다.
냉정과열정사이를 처음으로 추천받아서 읽고 감상을 얘기했는데, 책읽는게 서툴러 지금 상기하자니 뭔 내용인지 기억도 잘 안난다. 피렌체의 두오모란 말이 인상깊었던 게 전부.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참 멋진 제목이라 생각한다.
책을 한마디로 대표하는 그 낭만있는 문장만이 그 여자애가 생각날때 어렴풋 떠오른다.지나간 과거를 꺼내보기 편하게 문장과 같이 못박겠다. 그래서 냉정과열정사이는 다시 읽지않겠다. 그 책의 내용이 나에게 뭐가 중요하겠는가. 아름다운 문장 하나가 가슴한켠에 그녀와 같이 못박혀 있으니 괜찮다.

졸업 전에 고백하고 차였다. 같이 책읽고 얘기하는 즐거운 시간이 끝날까봐 초조했나보다. 내가 불안해서 실수한 탓에 그 시간들이 못박힌 추억으로만 남게 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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