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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읽고 감상 글을 쓸 때 좌익과 우익을 넘어서 민족주의인 김범우와 그보다 더 크게 아우르는

인간주의인 책벌레 손승호가 아무런 개입하지 않는 것을 보고 더 넓게 아우르는 사상이 행동력은

제일 떨어졌다고 했다. 그런데 2권에서 좌익 대장 염상진은 산속에 숨어있고, 좌익을 때려잡는 우익들은

자기 자리와 이권 싸움에 몰두하고, 민족주의인 김범우는 애통하고 분노하며 우왕좌왕하다 정치 놀음의 희생양으로

빨갱이로 의심받아 엉덩이 찜질을 당한다.


반면 1권에서 가장 행동력이 떨어졌던 손승호는 빨갱이를 잡기 위해 타지역에서 온 정부 소속 토벌대들의 애꿎은 횡포에

눈이 돌아가 주민들을 선동하여 시위의 주모자가 된다. 비굴해질 용기가 없어서, 체념하면 이미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총부리를 눈 앞에 두고도 맹렬하게 시위하는 손승호는 1권에서 보았던 유약한 사람이 아니었다.



“도대체 이념이 인간의 뭘 해결한다는 거야.”


“나는 이념이라는 것이 정치지향적 인간들이 만들어낸 허상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소. 변증법도, 유물론도, 봉건주의도, 공산주의도, 민주주의도, 모두 정치지향적인 인간들이 만들어낸 이기적인 지배도구일 뿐이오. 봉건 왕조를 타도하고 세운 공산주의나 민주주의 사회가 도대체 절대다수 인간의 삶을 위해 한 것이 뭐가 있소. 그것들은 새로운 구속일 뿐이고 인간의 본질적 문제는 하나도 해결한 것이 없소. 공산주의나 민주주의는 20세기의 인간들이, 지배본능이 강한 인간들이 윤색해 낸 정치연극의 각본일 뿐이오. 그것들은 절대적일 수가 없소. 왜냐하면 모순투성이고 부정확한 존재들인 인간들이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이오. 그것들은 인간이 갖고 있는 만큼의 모순과 부정확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해야 하오. 그러므로 그것들은 절대적일 수가 없고, 신봉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오. 그런데 그것들을 절대적 존재로 신봉하게 되면 그만큼 인간들을 불행하게 만들 것이오. 인간은 인간이 만든 기계가 아니오. 인간이 인간을 장담하는 것처럼 어리석음을 범하는 일은 없소. 나는 다만 인간이고 싶을 뿐이오.”- 밀리의 서재


손승호는 이렇게 말했고, 이것이 어쩌면 태백산맥을 관통하고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의 뿌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태백산맥 1권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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