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가 절친한 친구(이름 까먹음)에게 죽기 전 유언으로 "자신의 모든 원고를 태워달라"고 했지만, 그 친구는 카프카 작품의 진가를 알아보고 출판사에 원고를 넘겨 현재의 프란츠 카프카가 되었다는 사건은 너무나도 유명하지

그런데 이 사례는 뭔가 찜찜한 느낌이 있음. 아무리 카프카의 진가를 알아봤다고 하지만, 그래도 절친한 친구의 유언을 배반한다? 뭔가 이상한 기운이 느껴짐

우선 카프카의 인생에 대해 알 필요가 있어보임. 카프카에게 우울은 인생의 동반자였는데, 그건 본인 아버지에 관한 것이거나 문학에 대한 고민일 가능성이 높음

생전 카프카의 편지들을 읽어보면 카프카는 자신이 가진 문학적 재능에 대해 한 치의 의심도 품지 않았음. 그런데 왜 길바닥에서 원고를 찢고 울부짖는 등의 기이한 행동을 했을까? 내 추측은 카프카는 본인이 가진 문학적 재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 싶음

비유하자면 소프트웨어에 비해 하드웨어가 따라가지 못하는? 카프카는 그런 자신의 한심함에 대해 비관적이고 자기혐오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었던 게 아닐까

본론으로 돌아와서, 카프카는 본인의 재능에 대해 자각하고 있었으니 카프카의 절친 또한 그의 재능을 자의적으로나 타의적으로 알고 있었겠지

그렇기에 카프카는 절친에게 부탁하고 싶었는지도 모름. 자신이 보기에 본인의 작품들은 너무 한심하니 타인이 대신 자신의 재능을 세상에 알리길 바랬던 것이 아닐까. 본인은 차마 그 원고들을 세상에 알릴 수 없다는 심정으로 한 부탁이 아닐까

실제로 카프카를 가장 가까이에서 본 사람이기에 카프카가 원하는 진정한 속 뜻을 알아볼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다만 카프카가 생전에 출간한 원고랑 태울 원고를 나눴다는 걸 보면 진짜로 태우고 싶었을 수도 있는데, 카프카처럼 문학에 대해 진심인 사람이 원고를 태우려 했다는 건 본인에겐 크게 와닿지 않는 부분임

모든 건 뇌피셜이니 아님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