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소설에서 개연성 운운하는 건 너무 구시대적 가치인 것 같고, 핍진성도 디테일이 조금 아쉬울 뿐이지 주관적 평가요소에 포함시키진 않음

개연성, 핍진성을 이용한 비판은, 비판이 아니라 공격 혹은 비난이라는 게 내 생각임

핍진성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그 장면의 존재 의의가 있다면 굳이 트집잡지 않을 것이며 심지어 잘 쓴 장면이라면 최고의 파트 중 하나로 꼽겠지

독서갤에서 영화로 예시드는 게 웃기긴 한데, '기생충'을 봤을 당시에 같이 본 지인이 후반부에 '거대한 사업가가 죽었는데, 송강호가 지하실로 도망친 후 그 지하실이 발각되지 않는 게 말이 되냐. 너무 개연성이 떨어진다'라는 말을 했었음

나는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게 송강호가 지하실로 도망친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분명히 있을 뿐 아니라, 후에 최우식의 상상과도 연결되는 역할 또한 지니는 존재의의가 분명한 설정이라고 보인다는 것임

내가 어떤 장면에 대해 평가하는 건, 그 장면이 개연성에 맞냐 안 맞냐가 아니라 '그 장면이 존재할 만한 당위성이 있는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