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그 중에는 재미삼아 박아 놓은 것으로 보이는 인형 종류도 있었다. 그러나 네 장이 한 세트로 되어 못이 박힌 사진에는 재미삼아 했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소름끼치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얼굴 가슴 하복부에 길이 약 15센티미터 정도의 대못이 박힌 한 여성의 수영복 차림 스냅사진 아래에는 그 여성의 약혼식 결혼식 피로연의 사진이 있고, 얼굴 부분에는 매직으로 X표시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추측컨대 아마도 삼각관계에서 밀려난 여성이 상대방 여성을 불행하게 만들기 위해 저주한 것이리라. 그것도 결혼식과 피로연에 굳이 참석 후의 일인 듯하다. 상당히 친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ㅡ 저주하는 일본인 저주받는 일본인 / 고마쓰가즈히코 / 中 ㅡ
증오의 깊이는 질투보다 사랑의 흉터가 조금 더 짙지 않을까. 심장에 못 박아 증오를 토해낼 수 밖에 없는 증오라면, 자신을 상대방에게서 밀어낸 경쟁자에 대한 저주가 아니라, 자신을 버리고 우리의 관계 바깥에서 행복을 찾아버린 옛 사랑에 대한 저주일 것 같은데. 이것만 보고 판단하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