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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작정이었다.
올해 설, 이웃에서 옷감을 한 필 얻었다.
새해 선물이었다. 천은 삼베였다.쥐색 잔 줄무늬가 들어가 있었다.
이건 여름에 입는 거로군.
여름까지 살아 있자고 마음먹었다."


나도 태생적으로 우울한 편에 속해서 이 감정 잘 이해한다.

결국 작가는 이런 예비과정을 거쳐 죽음에 성공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장애인 김원영 변호사가 썼던,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을 보면 초반에 이런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멋진 죽음을 꿈꾸지만 장애인이 되는 것을 그 누구도 꿈꾸지 않는다라고.


불나방스타소세지클럽의 노래 가사처럼 "불행히도 삶이 계속됨"을 인정하는 것이 어렵기에

저자는 그 고통스러운 삶의 연속성에 대해 글을 썼다고 본다.


이 책의 단편에 나오는 요조는 훗날 그 유명한 인간실격의 요조가 된다.

우화를 마쳐가는 작가의 날개를 말려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나비는 그렇게 입이 없어진 채로 태어나 제 생을 마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