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갤 눈팅 1년차, 드디어 첫 글을 써봅니다. 첫 글의 주제가 이러한 점은 부끄럽지만 제 상황의 고백입니다.
학창시절 야간자율학습의 도피처로 독서를 즐겼던 사람입니다. 주로 현대문학을 읽었고, 김애란 최은영 김영하 좋아했었습니다. 제 나이가 이십대라 늦은 나이는 아니지만 독서를 하지 않아 머리가 많이 굳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세상이 왜 이렇게 나에게만 불합리할까’ 고민하던 중 카뮈를 알게 되었습니다. 다만 예전에 이방인을 엉터리 번역으로 읽은 적이 있어 카뮈의 존재는 알았지만, 부조리와 그 밖의 것들은 잘 알지 못했습니다. 세상이 정말 제게 무심하고, 정말 비참할 정도로 혼자만 따돌림 당하는 상황에서 절망하다가 카뮈의 부조리를 설명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된 것입니다. 저는 그 영상을 통해 카뮈의 죽음마저 그가 말했던 부조리의 논리와 일치한다고 생각하였고, 꼭… 카뮈를 꼭 알고싶어졌습니다.
다만 전 항상 어느정도 수준의 독서는 해왔다고 생각해 이번에도 민음사 정도는 읽히겠거니 생각하고 카뮈 대표작들을 모두 샀습니다. 이것은 결국 제 자만이었지만, 이 기회에 이방인 민음사 번역본도 샀구요…
그런데 글이 읽히질 않는 겁니다.
먼저 반항하는 인간의 첫 장을 넘기면서 글을 읽는데, 머리에 글은 하나도 들어오지 않고 파편화된 단어만 머리에 떠다니며 ‘이것이 무슨 뜻인가?’ 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제 자신이 두려워졌습니다. 독서가 무서워졌습니다. 학창시절 비문학이든, 문학이든 가리지 않고 수능이든, 독서든 가리지 않고 글을 읽어왔던 저입니다. 그런데 반항하는 인간의 첫 문장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독갤에서 사실 책의 난이도는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눈팅만 해왔기에 실제로 단테의 신곡이나 하루키처럼 많이 언급되는 작품들을 읽은 경험은 없습니다. 부끄럽게도 이들을 모두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심지어는 직접 사서 책장에 꽂아 두고도 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독서와 문장의 난이도를 쉽게 보았던 겁니다…
문장을 이해해야 문단을 이해하고 그 뒤에 독서로 넘어갈 텐데…
혹시 반항하는 인간이 많이 어려운 책인가요? 아니면 카뮈의 특유한 문체가 그러한 것인가요?
책을 정말 좋아했던 사람인지라, 이런 경험이 낯설어 긴 글 끄적여 봅니다. 독갤의 분위기와 사람들 모두 정말 좋고, 정보 공유와 지적인 토론 토의가 정말 마음에 드는데…
현대 문학 위주인 저의 독서가 독갤과 차이가 있다면 (어느 것이 옳거나 더 좋다고 볼 수도 없겠지요.) 더 이상 독갤 눈팅하는 것이 재미있지도 않을 것 같고, 독서를 해보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저에게 카뮈의 부조리 논리와 그의 삶은 대단한 충격으로 다가왔었거든요, 그런데 그러한 공감을 유발하는 서적을 제가 향유하지 못한다면, ㅠㅠ 그 수준이 되지 못한다면. ㅠㅠ
저처럼 문장의 난이도와 독서의 힘겨움을 느끼시는 분들 조언 달게 받겠습니다.
겉만 번지르르한 내용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상황을 공감하실 수 있게 길게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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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카뮈가 별로라는 독갤 글이 많았는데... - dc App
김화영을 믿고 사라는 말도 많아서 그리 구매했습니다 ㅠㅠ
다른 번역으로 읽어보세요 그럼 좀 괜찮을 듯 - dc App
나도 3줄 넘어가는 글 읽기 힘들때가 많았는데 첫 독서는 단순했음 그냥 어릴 적에 보고 기억에 남았던 동화,영화,만화영화의 원작들 찾아가며 읽다가 지루하면 때려치고 웹소설(나는 주로 무협지)도 읽다 보니 자연스레 세계 문학전집 이나 철학,정치,경제,과학 분야의 교양 서적에도 눈이 가고 한권 두권 읽어나가고 있음
문학 작품이 어려우면 웹소설이든 동화든 가볍고 관심 있는 분야로 읽어 나가다보니 자연스레 독서에 적응되고 더 다양한 분류의 책들을 접하게 된듯. 물론 이건 내 경험이니 똑같다고 말할 순 없지만...
카뮈는 사과를 ㅅㅅ사ㅏㅏㄱㄱ고ㅗㅗㅘㅏㅏㅏ로 해놓은 것 같아. 그게 극명한 게 시지프신화인데 처음에 자1살 얘기하고 끝 문장에 행복이라는 게 나옴. 그래서 처음 부분만 보면 이해가 될 수 없음. 쉽게 말해서 빌드업을 길게 해놓은 느낌임.
잘 모르겠다 싶은 건 대략적으로 파악하고 넘어가고 천천히 여유있게 읽는 걸 추천함. 나중에 가면 아! 하는 게 보임.
카뮈는 사실 철학자들 영향을 많이 받은 작가라 철학을 모르곤 잘 안읽힘... 부조리 개념을 이끌어내게 한 하이데거는 당연하고 인간의 범주가 열두개인건 문제가 아니며 죽음의 공포는 수학적이고 선험적인 것이라니하면서 뭐 내용상 중요하진 않지만 칸트도 대충 끌어오고 그럼ㅋㅋ 카뮈 읽을라면 대충 철학 입문서같은걸로 대략적인 개념을 익히고 도전하는걸 추천함
감사합니다.
난 카뮈가 어렵다고 느껴진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신기하네. 일단 성인이면 어떤 문장이던 수십번 수천번 다시 읽고 되뇌이면 그 스스로 해석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이해가 될 때까지 손에 잡고 있어봐. 실제로 나도 어렵다고 느껴지는 문장들이 나오면 이해될때까지 그 페이지에 머물러 있음. 5분 10분뒤에 이해가 되면 좋겠지만 그렇게 안되더라도 책을 덮은 후에 하루 종일 그 문장만 생각하면서 다님. 그럼 분명 어느 순간 아 그 뜻이구나 하는 순간이 찾아올걸. 응원한다 파이팅 - dc App
<반항하는 인간>은 고맥락 텍스트라 카뮈가 바탕으로 하는 텍스트들을 모르면 이해하기 힘들어요. 서구 문학, 역사에 대한 지식, 예를 들면 카뮈가 책 안에서 분석하는 랭보, 로트레아몽, 도스토예프스키 등을 먼저 읽고 이해하고 있어야 유의미하게 이해 가능한 책입니다.
<시지프의 신화>는 무난해도, <반항하는 인간>은 카뮈가 자기 최고의 역작으로 꼽았을 정도로 원숙기의 작품이라 만만치 않은 건 당연할 겁니다. "부조리"를 키워드로 독서를 하고자 하신다면, 실존주의, 부조리 문학의 대표적인 계보라고 볼 수 있는 세르반테스-클라이스트-카프카 라인부터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reading&no=352734
그리고 <반항하는 인간> 자체가 무엇을 겨누고 있는가, 즉 그 책이 씌어진 시대적 배경과 맥락을 모르면 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생깁니다. 왜 카뮈가 '극단주의'에 반대하여 극단주의를 경계할 수 있는 '절도'를 휴머니즘의 원칙으로 주장하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러시아 혁명과 냉전이라는 배경 역시 알고 있어야 합니다.
한 마디로 <반항하는 인간>은 입문자가 깊이 읽기에는 배경 지식이 너무 많이 필요한 텍스트라고 하겠습니다. 이해가 잘 안 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니 당황하지 마시기를!
정말 감사합니다. 시지프 신화부터 꼼꼼히 읽어보겠습니다.
말 줄임표, 옛날 이모티콘이 저보다 좀 형님 같으시딘 하데요 이방인 자체가 어렵지 않고 워낙 유명하거 요새는 대중매체에 많이 등장 해서 해설도 많으니까 해설을 보시면서 이해 하시면 될 것 같아요 - dc App
닥치고 눈팅 2년 더해서 3년 채우면 됨 - dc App
일단 이 정도의 글을 쓰실 수 있는 분이 쓸데 없는 걱정을 하고 계시다는 생각이 드네요~^^
굳이 독갤에, 카뮈의 취향에 맞춰야할 필요가 있나? 다른 식으로 카뮈의 생각을 다루는걸 찾아보던가 더 쉬운 문학으로 계속 파고들어서 이해하던가 둘 중 하나지 다른 식으로 다루는건 철학같은 비문학으로 파고 드는거고 나는 걍 비문학 쪽으로 방향 틀어버림
카뮈는 '페스트'가 가장 무난하게 잘 읽힘. 중학생도 술술 읽는 책임 반항적 인간은 읽기 어려움. 솔직히 본격 철학서에 가깝다고 생각함.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 때문에 까뮈가 경쟁심리로 쓴 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음
시지프의 신화는 군대 입대해서 읽기 시작하면, 그 전에 이해 안되던 것이 순식간에 잘 이해됨.
정 어려우면 다른 실존주의 책들 먼저 읽어보세요
칵테일파티를 하는 실존주의자들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