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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지 모르는 사람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유나바머로 알려진 테러리스트 시어도르 카진스키가 1995년에 출판한 에세이임
하버드 수학과를 졸업해 버클리대에서 조교수로 일하던 카진스키는 1969년, 교수직을 사퇴한뒤, 몬태나 주의 숲에서 오두막을 짓고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며 대학과 기업 관계자들에게 우편으로 폭탄 테러를 감행함. 1995년, 카진스키는 주요 신문사들에게 자신의 에세이를 보낸 뒤, 에세이를 그대로 출판한다면 테러를 멈추겠다고 선언했음. 요구는 받아들여졌고, 형의 문체를 알아본 동생의 신고에 의해 카진스키는 17년만에 체포당함
산업혁명과 그 미래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뉨
첫번째 부분에서 카진스키는 좌파 운동가들을 비판함. 카진스키의 분석에 따르면 사람들은 기술 발전의 결과로 자신에게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없게 되었고, 과학연구나 오락과 같은 대체품을 추구하게 되었으며 좌파 운동가들의 동기 또한 가치있는 무언가를 한다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는 권력 욕구에 있음. 한편 좌파 운동가들은 사회 구조에 도전하면서 동시에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도덕 규율을 사용하는 등 '과사회화'된 모습을 보임. 예를 들어 좌파 사회운동가들은 흑인의 인권을 주장하며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에 있어서, 흑인들을 백인 중산층과 똑같이 만드려 시도함
두번째로 카진스키는 인간에게는 자신의 힘을 사용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욕구가 있다고 말함. 현대 사회에서 의식주등의 중요한 문제는 사회에 수동적으로 순응함으로써 보장받을 수 있는 부차적인 것으로 전락하게 되었고, 실제로 자신의 안전, 먹을거리, 생존등의 문제에 있어서 사람들은 어떠한 자율성도 가지지 못하고 있음. 각 삶의 단계에서 자신의 힘을 온전히 사용하는 사람들, 즉 원시인들이나 부족민들은 청년기의 방종에서 육아로 넘어가는 일에 아무런 불만을 갖지 않고, 죽음조차도 문제없이 받아들임. 하나 현대인들은 삶의 무의미함을 실감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삶에 집착함. 물론 인조적인 목적들을 여럿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도전할 거리를 준다면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르나, 카진스키는 체계가 완성되기 전에 반드시 산업 사회를 무너뜨려야 한다고 주장함
세번째로 카진스키는 문제 해결을 위해선 산업사회에 대한 전적인 반란이 필요하며, 그런 반란이 산업사회를 파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함. 카진스키는 역사는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점진적인 방식으로 발전해나가며, 그 결과를 미리 계획할 수는 없다고 말함. 고로 이상이나 문제를 들고 일어나는 좌파적인 개혁으로는 산업 사회의 발전이 인간의 자유를 짓누르는 것을 전혀 막을 수 없으며, 오히려, 역사상의 여러 좌파적인 혁명을 살펴볼때 좌파는 힘을 얻은 뒤 처음에는 반대했던 힘의 수단을 파괴하지 않았음. 고로 좌파는 산업사회를 향한 혁명에 방해가 될 뿐임. 한편 거대 조직으로 말미암아서만 존재할 수 있는 여러 기술들이 있으며, 산업 사회의 파괴 이후 조직들이 다시 발달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여러 조건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산업 사회의 파괴는 장기적인 영향을 남길 수 있음
이 쪽 사상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서 평은 못하겠지만 술술 잘 읽혔고 설득력이 있단 인상을 받았음. PC를 비난하며 '기회의 평등 다음에는 통계적인 결과의 평등을 요구하려 들 것이다'라고 예언하는 부분이 킬링포인트임. 6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사람이 악에 받혀서 PC를 까는 것을 보면 미국 대학에서 PC가 수십년간 악명을 떨치긴 했었나봄. 거기다 카진스키의 우려처럼 현대 주류 좌파는 정말로 친기술적, 친산업적인 노선으로 틀어섰음. 문제 진단과 별개로, 해결책은 추상적으로만 제시됨. 산업사회를 어떤 식으로 파괴해야 하며, 그 뒤의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에 관해선 자세한 설명이 없음. 다른 책에 나와있다곤 하는데 난 안 읽을거임
눈에 띄었던 점은 주장하는 내용에 비해 어조가 굉장히 온건하단 점이었음. 카진스키는 자신이 좌파들을 거칠게 일반화하고 있단 점을 인정하며, 예외가 많을 것이라 밝힘. 또한 산업 사회의 파괴가 광범위한 기아와 고통을 낳을 것이란 점, 또한 산업 사회의 여러 산물들을 포기해야만 할 것이란 점을 인정함. 또한 본인의 성향이 아주 솔직하게 표현되어 있음. 카진스키는 왜 가짜 목표들을 추구하는 것과, 통제된 힘의 발산이 옳지 못한지를 길게 설명하지 않음. 현대 사회에서 끊임없이 위계를 오르려 시도하며 즐거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단 점 또한 부정하지 않음. 이 점에 있어서 카진스키는 자신과 비슷한 부류를 설득하려 하는 것 같음
좌파 운동가들의 심리를 폭로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좌파와 손을 잡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을 끝맺는다는 점도 인상깊음. 카진스키는 좌파를 비난함에 있어서, 집단주의, 사회화 등의 용어를 비하어처럼 사용함. 마찬가지로 자신과 같은 부류를 향해 말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음. 적어도 사회가 인간성을 말살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그리고 언젠가는 무너져내릴 것이란 사고방식은 주류가 되었다고 생각함. 선언문에서 카진스키는 장거리 통신과 운송을 산업 사회의 도구로 취급함. 선언문이 출판된지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 통신의 발달로 범세계적인 문화가 창발하고 있고, 동시에 거대 IT기업들에 의해 대규모의 문화 규제가 일어나고 있는 현재에 와서 산업사회와 그 미래에서 경고하는 자유의 박탈은 이미 지겨운 이야기일지도 모름. 그렇기 때문에 카진스키의 선언문이 더욱이 불편하고 소름끼치는 것이 아닌가 싶음
족같은 대형떡밥 터져서 감상글 다묻히네
과잉사회화 개념 ㅆㅅㅌㅊ
산업혁명이 아니라 산업사회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