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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구성은 각 디즈니 영화의 주요 줄거리와 부각하고 싶은 장면에 철학자나 소설가의 사상을 대입해서 바라보는 패턴의 반복이다. 가령 '라이온 킹'에 나오는 노래 「 하쿠나 마타타」를 스토아 학파의 행복론과 연관지어 사유하는 방식이다. 물론 '포카혼타스' 파트처럼 영화 내에 이런 철학이 담겨져 있다는 백그라운드를 설명해 주는 경우도 있으나, 대체적으로 '이 작품은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정도의 제안을 하는 책이다.
포커싱이 잘 되었다. 상기했듯 철학적 내용과 결부시킬 만한 주요 장면들에 초점을 맞추고 그 외의 불필요한 장면들은 과감히 생략하므로, 글이 장황하지 않고 일목요연하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내용을 한 번 훑으면서 자칫 지엽적으로 보일 수 있는 글을 환기해준다.
설득력이 있다. 작가의 의도가 아닌 제삼자의 시선이기 때문에 다소 부정확할 수 있는데, 어거지로 끼워 맞췄다는 인상을 주는 부분은 없다. 기존에 플라톤이나 칸트, 니체 등을 독파한 헤비독자도 '아 여기서 이걸 저것과 결부시켰구나' 할 수준이 된다. 예를 들어 첫 장부터 '겨울왕국'의 안나의 사랑을 스탕달의 결정 작용으로 설명하는데, 처음엔 뭔가 싶어도 읽고 나서는 약간 피식하면서도 납득하게 된다.
짧고 쉽다. 영화 한 편당 열 페이지 정도를 할애하는데 책 자체가 작아서 글밥이 별로 없고, 철학을 다루고 있지만 문장이 기본적으로 조잡하지 않고 친절하다. 이 때문에 긴 설명이 필요한 이론을 한두 문단으로 때우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애초에 책 자체가 흥미를 끌기 위한 라이트 입문서이므로 그게 그리 문제가 되진 않는다.
한 장면을 설명하는 데에 다양한 철학을 들어 설명하는 것 또한 장점이다. 그 철학들에 공통점이 있을 때는 사상과 사상을 연결 짓도록 독자를 유도하고, 그 철학들에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하나의 현상을 다면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반대로 한 철학을 설명하는 데에 여러 작품을 끌고 오기도 한다. 헤라클레스 신화와 노트르담의 파리, 라이온 킹 이 연관성 없어 보이는 작품들이 니체의 사상 아래 하나 되는 것이다.
철학이 실제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현실에 적용 가능한 성질임을 알게 해 준다. 겉으로 봤을 때 이 책은 단순히 영화를 더 재밌게 보는 법이나 재밌는 철학 공부로 오해 받을 수 있으나, 결코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영화 속 이해하기 쉬운 예시를 통해 삶에 적용 가능한 교훈을 주거나 세상의 진실을 목도할 수 있는 눈을 길러줌으로써 우리가 실제로 철학적 사고를 하게끔 유도한다.
기본적으로 일관된 메시지를 전한다. 책이 주제들을 잘 범주화했는데, '욕망과 행복'이 주제인 1장의 경우 '겨울왕국'과 '알라딘,' '정글북,' '인어공주' 그리고 '라이온 킹' 이 다섯 작품이 '맹목적으로 욕망을 쫓지 말고 행복을 내면에서 찾아라'라는 메시지로 귀결되는데, 이런 부분에서 작가만의 철학이 엿보여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철학서를 읽고 싶은데 두꺼워서/어려울 거 같아 엄두도 못 내는 사람들은 이 책부터 읽어보길 바란다. 향후 철학서 읽기에 동기부여가 될 만한 책이다. 이미 철학을 꿰뚫은 사람에게는 조금 심심할 수 있으나, 작품과 철학의 연결이 나름 흥미로울 수 있겠다. 다만 딥하고 헤비한 걸 여기서 바라진 말기를.
내책추
책이 흥미로운진 모르겠는데 평가가 매우 흥미로워서 나중에 생각나면 읽어봐야겠다 ㅋㅋ 좋은 글 감사
오 생각보다 괜찮나보네 읽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