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들어가기에 앞서, 이 글은 필자의 경험과 뇌피셜에 근거한 주장이라는 것을 짚고 넘어갈게.
내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도, 반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각자의 주장은 나름의 근거가 있고 존중되어야 한다 생각해.
내 주장의 부족한 점에 대한 지적은 언제나 환영이야. 시작할게.
최근 독갤에 올라온 이런 질문이 올라왔었어.
'인터넷 신문이나 전공 서적을 읽는 것도 문학 작품을 읽는 것만큼 독해 능력을 키워줌?'
우선 이걸 먼저 짚고 갈게. 나는 '독해력'이라는 단어가 너무 포괄적이고 모호한 단어라 생각해.
소설을 이해하는데 쓰이는 독해력, 교양 서적을 이해하는데 쓰이는 독해력, 논설문을 이해하는데 쓰이는 독해력 등이 다 다르다는 거지.
내 책장에서 꺼낸 책들로 예를 들어볼게.
할 수 없이 우리는 주위를 둘러보면서 다른 입구가 있는지 찾아보았다. 하지만 그런 것은 보이지 않았다. 한 시간쯤 후 우리는 다시 바위더미 앞에 모여서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풀이 죽어버렸다.
-이영도, 드래곤 라자 5권 127p
하지만 우선 평균이 얼마나 많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지, 그리고 아프리카 내에서도 국가 간 차이가 얼마나 큰지 다들 잘 알고 있지 않는가. 아프리카 국가들이 모두 뒤처지는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 중에서도 5개국, 곧 튀니지, 알제리, 모로코, 리비아, 이집트는 기대 수명이 세계 평균인 72세보다 높다. 이들 나라의 기대 수명은 1970년의 스웨덴 수준이다.
-한스 로슬링, 팩트풀니스 243p
셋째 주석 : 유독 하나의 범주, 곧 세 번째 항 중에 있는 상호성의 범주와 관련해서는, 논리적 기능들의 표에서 그에 대응하는 선언적 판단 형식과의 상응함이, 여타의 범주들에서처럼 그렇게 뚜렷하게 드러나지가 않는다.
-임마누엘 칸트, 순수이성비판 1권 303p
드래곤 라자부터 볼까. 이 작품을 읽는데 가장 중요한 능력은 뭘까? 상상력이겠지.
주위 풍경이 어떨지, 앞에 있는 바위더미의 생김새는 어떨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풀이 죽었다는데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등.
팩트풀니스는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 난 이해력이라 생각해.
이 글이 쓸모가 있으려면 독자가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생각과 새로 얻은 정보를 비교해보며 취사 선택하는 능력이 있어야겠지.
순수이성비판은? 이런 복잡한 글은 복합적인 능력을 필요로 한다 생각해.
단어의 뜻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 단어를 쓴 이유가 무엇인지, 필자가 말하려는 것은 뭐고 내 기존의 생각과 어떻게 다른지 등.
이런 복잡한 능력이야 말로 진정한 '독해력'이 요구된다고 볼 수 있겠지.
그러면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어.
'그러면 한 종류의 책을 읽는 것은 다른 분류의 책을 읽는 것에 하등 도움이 안 되는 거냐?'
이해를 돕기 위해 풀어 말하면,
'소설책만 읽는 사람이 교양 서적을 시도했을 때, 기존의 '독해력'이 새로운 책의 이해에 도움이 전혀 안 되나?'
이 질문에 답하자면, 도움이 되긴 하지만 '내용을 이해하는 부분'(독해력)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무슨 뜻이냐, 드래곤 라자와 팩트풀니스를 예로 들게.
드래곤 라자, 그 8권 짜리 책을 여러 번 읽은 사람은 당연히 책을 여러 번 읽어봤다 볼 수 있겠지?
그렇다면 그림 없는 활자를 오랜 시간 본다던지, 본문 내용에 대해 기존 자신의 생각들과 비교해 본다던지, 혹은 활자를 보며 무언가 상상한다던지 하는 능력이 책을 안 읽는 사람에 비해 훨씬 뛰어날 거야. 그렇다면 새로운 책을 대할 때도 책을 아예 안 읽는 사람보다 편하게 대할 수 있겠지.
요약하자면, 책을 자주 읽는 사람은 독서하며 키워진 '독해력' 때문에 새로운 책을 더 잘 읽는 것이 아니라, 독서하며 키워진 '독서에 대한 태도', '독서를 좀 더 편안하게 느끼는 마음' 덕분에 새로운 책을 더 잘 읽는 거라 생각해.
이제 처음의 논의로 돌아가 볼게.
'인터넷 신문이나 전공 서적을 읽는 것이 문학 작품만큼 독해력을 늘려주냐?' 라고 하는 질문에 나는 아니라고 답하고 싶어.
인터넷 신문이나 전공 서적이 더 못나기 때문이 아니야. 문학 작품과 그들이(인터넷 신문과 전공 서적 또한 요구하는 독해력이 다르겠지만) 발전시키고, 또한 요구하는 독해력이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문학 작품을 자주 본다면 다른 문학 작품을 이해하는 것이 더 쉬워질 거야. 인터넷 신문이나 전공 서적을 주로 본다면 그것들을 이해하는 것이 더 쉬워질 거고.
그렇기에 둘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고, 자기가 주로 읽고 싶은 책이 뭔지에 따라 읽어야 하는 책이 달라진다 생각해.
물론 상호 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
그렇지만 그건 원카드를 주로 하던 사람이 포커로 넘어갔을 때 수준의 도움 정도밖에 안 된다고 생각해.
그러면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어.
'웹소설, 라노벨을 많이 읽는 사람이 문학 소설을 시도했을 때 별로 도움이 안 된단 말이냐?'
그 질문에 답하자면, 미안하지만, 그렇다고 생각해.
내 친구들 중에도 라노벨과 웹소설을 즐겨 읽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걔들은 그 수준에서 머무르고 그런 책들만 찾아 읽더라고.(여기서 말하는 수준이란 표현을 너무 고깝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 심슨 가족은 세익스피어의 연극에 비해 수준이 떨어진다고 표현할 때 그게 심슨 가족이 문학적인 가치가 없다는 뜻이 아니니까.)
만약 라노벨이나 웹소설을 주로 읽으면서 고전 소설 또한 찾아 읽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그 사람은 고전 소설에 대해 특별히 흥미가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해.
라노벨, 웹소설로 키워진 독해력이 고전 소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진 않았을 거라 생각하고.
지금까지의 주장을 요약해볼게.
1. 독해력은 하나의 능력이 아닌, 복합적인 능력을 의미하고 책마다 키워지는 독해력의 종류가 다르다.
2.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새로운 책을 더 쉽게 읽는 것은 독해력이 키워져서가 아닌, 독서를 대하는 태도가 발전했기 때문이다.
3. 한 종류의 책을 주로 읽는 것이 다른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크게 도움이 되진 않을 거다.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궁금증이나 의견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줘.
요약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심각한 장애가 되지 않으까 가령 오락영화나 드라마에 완전히 길들여지면 그 호흡과 문법에 익숙해져서 예술영화 더 보기 힘들어짐
개인적으로는 이상주의적인 생각이 있어서 누구든 발전 가능성이 있고 단지 지금은 때가 아닐 뿐이라고 생각함. 심슨 가족만 보고 세익스피어는 말로만 들은 사람도 그에게는 기회가 없던 셈이지. 언젠가는 그도 더 고차원적인 것에 흥미를 느끼지 않을까 생각함.
물론 어떤 것을 수준이 낮다, 높다 하는 것 자체가 편향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그리고 수준 낮은 글, 영화 등을 즐겨보는 사람이 잘못이라는 생각은 없음. 그냥 그에게는 그게 맞는거고 편한 거니까. 내 생각을 뭐라 표현하기가 어렵네..
요컨대 소설은 소설의 성격이 있고 신문은 신문의 성격이 있는 법이겠지. 평소 소설을 많이 읽어오고 소설 매체에 감응이 된 사람은 어느 텍스트를 대하건 이미 소설 활자가 주었던 이야기 형식에 눈과 마음이 움직여질 사람이라 정보가 난무한 글을 보면 쉽게 피로해지겠고, 평소 신문이나 정보글을 많이 읽어와서 필요한 정보를 얼른 캐치하는 능력이 발달된 사람은 반대로 소설이 제공하는 저변에 깔린 두루뭉술함을 견디기 어려워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군. 다른 매체의 활자를 읽는 두 사람이지만 난처한 점에 한해선 둘 모두 공평하군. 뭘 주로 읽느냐에 따라 길러지는 독해력의 종류가 다르다는 것도 자네 말처럼 틀림이 없어.
내 고등학교 친구 중 웹소설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 소설 써서 보여줄 때 1페이지마다 그래서 이게 말하고자 하는 게 뭐야? 이건 뭐야? 이렇게 질문했던 것이 생각남. 내가 잘 쓴 건 아니지만, 맨날 다음 페이지에 있어! 라고 답해도 다시 질문하고 다시 질문하고 ㅋㅋ 그 친구한테 드래곤 라자 빌려줬었는데 이루릴이라는 엘프 여캐 머리카락 색깔이 초록색인 줄 알았다고 말했던 것도 인상 깊었음. 처음 등장 때부터 검은색 머리카락이라 나왔는데.
그런데 궁금한 것은 관555군 자네가 요약한 2번 설명처럼 다독가가 새 책을 접하기 수월한 것이 과연 독서를 대하는 태도가 발전했다는 면으로 전부 설명되는가 하는 점이네. 한 마디로 책이라는 물성, 텍스트의 익숙함, 요런 애티튜드만이 새 책을 수월하게 읽힐 수 있게 하는 전부인가 하는 것이지. 뭐 자네도 글에서 그건 아니라고 했고 다른 면에서 독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만, 내 생각엔 이렇네. 어쩌면 독해력의 세부요소 중에서도 '단어와 단어의 조합을 익숙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능력' 도 애티튜드만큼 한몫을 하지 않을까 하는 거지. 하다못해 웹소설이나 라노벨에서 읽은 단어와 단어 조합이 고전 소설을 읽을 때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혹은 기사에 쓰인 단어와 단어 맥락의 조합도 다른 분야를 읽을 때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네
그 친구 보면서 독해력에 관한 고민을 좀 했던 것 같음. 웹소설이라고 하는 것은 빌드업 없이 바로 답안을 제시하다보니 소위 말해 '깊은 고민'을 할 시간이 없는 것 같더라고. 책을 많이 본다고 독해력이 길러지는게 아니라는 것을 그 친구를 보고 알았음.
ㅇㅇ 맞는 것 같음. 내가 하고자하는 표현을 잘 못한 것 같아. 태도, 그리고 '책을 좀 더 편안하게 받아들임'이라는 표현이 방금 말한 그 표현임.
내가 하고자 하는 표현을 더 잘 정리해준 것 같음. 댓글 달면서 생각 정리에 도움이 됐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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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서 내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웹소설, 라노벨 같은 가벼운 책들은 독해력 향상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 발전을 위해서는 칸트, 플라톤 책을 읽어라.' 라는 것이 아니었음.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각 책들이 요구하는, 또한 발전시키는 독해력이 다르다. 그렇기에 웹소설, 라노벨을 주로 읽는 사람은 그런 종류의 책을 이해하는 독해력이 늘어날 것이다.'라는 것임. 나는 어떤 책을 읽는 것이 우월하다고 하는 것이 아님. 내 주장이 사실이라면 칸트, 플라톤 같은 철학 책을 주로 읽는 사람은 라노벨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 건데 그 사람들은 라노벨도 이해 못하는 멍청이가 되는 거잖음.
나는 책장에 이영도 책 다 모아두고 테메레르, 해리포터 좋아했던 사람임. 중학교 때 인류 멸망 소설 좋아해서 메트로 시리즈, 월드워Z, 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 이런 거 읽었었고, 친구가 빌려줬던 소아온, 고전부 시리즈, 책벌레(이 세계에서 책 만들던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이런 거 재밌게 봤음. 나부터 그런 책 좋아하던 사람인데 그런 사람을 깔보겠음?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도 웹소설 보는 친구를 보면 안타깝긴 함. 근데 그건 그 친구가 읽는 소설의 수준이 낮아서가 아닌, 내가 좋아하는 책 내용을 그 친구와 이야기 할 수가 없어서임.
독해력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면, 명확히 나눠지진 않겠지만 적어도 한 책 안에서는 하나의 틀이 있다 생각함. 예를 들어 소설이라 하면 기승전결이 있을 거고 신문이라 하면 전하고자 하는 정보를 짧은 글 안에 제시할 거임.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형식적인 부분에서 독해력이 는다는 의미임. 플라톤 국가? 솔직히 말하면 소설이 아니라 생각함. 그건 소설의 탈을 쓴 철학책임. 말하고자 하는 내용, 전하는 방식도 소설보다 철학책쪽 내용에 가깝기에 그런 부분의 독해력이 늘어날 거라 생각함.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라노벨과 순문은 형식이나 내용 전개 방식에서 많이 다르다 생각함. 내가 읽은 라노벨과 순문 수가 각각 10개가 채 안 되기에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내 기억 상 라노벨은 전개가 시원시원했던 것 같음. 내용이 비극적인지 아닌지와는 상관 없이, 문제가 제시되고 그 문제가 해결(혹은 해결되지 않음)까지가 빠르게 전개됨. 1권에 짧게 짚고 넘어갔던 내용이 3권에서 거대한 반전으로 밝혀지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었던 것 같음.
그와 반대로 순문은 문제 자체가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음. 그냥 뭐가 힘들다, 나는 이렇게 살아간다, 근데 기분은 어떻다 이런 것만 꾸준히 내용에 나옴. 그렇게 결말까지 가는 거임. 처음에 제시된 문제가 끝에서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고 아니면 중간 즈음에 갑자기 없어질 수도 있는 거임. 결말도 깔끔하지 않음. 본문 내용 중에 해결된 문제가 단 1개도 없고 오히려 문제가 늘어나기만 했을 수도 있음. 나는 이런 점 때문에 라노벨이랑 순문은 차이가 있다 생각함. 여기선 예시를 안 적었지만 상황 묘사나 감정 묘사 등의 길이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생각하고.
내가 본문에서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라노벨은 독해력에 도움이 안 된다.'라는 것이 아님.. 내 주장대로라면, 실천이성비판같이 머리 엄청 써야하는 책들만 읽는 사람들은 그런 책들을 이해하는 능력만 키워지는 것임. 그러면 그런 사람들이 순문을 이해하지 못한다 해서, 내가 그 사람들을 무시하겠음? 내가 그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라노벨 읽는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와 같음. 나는 라노벨, 웹소설도 그거 자체의 재미가 있고 의미가 있는 책들이라 생각함. 단지 내가 그 책들에 재미를 못 붙일 뿐임. 그리고 그건 내가 주로 읽는 책들이 그런 책들과 '다른' 독해력을 요하는 책들이어서 내가 라노벨을 볼 때 전개 방식 등을 이해하기 힘들어서임. 절대 우월하고 수준 높은 책들을 보기에 수준 낮은 책을 안 보는 것이 아님;;
그리고 '수준'이라는 단어의 사용에 관해 말하자면,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몇 페이지었는지는 기억이 안 남)에 나온 내용 중 세익스피어의 연극과 심슨 가족 중에 수준이 더 높다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냐, 그리고 실제로 내가 보고픈 것은 무엇이냐 라고 조사했던 내용에서 사용했던 의미를 쓴 거임. 사람들은 세익스피어의 연극이 수준이 더 높다 생각하지만 실제로 보는 싶은 것은 심슨 가족이었음. 나는 그런 의미에서 라노벨이 고전 문학에 비해 수준이 낮냐? 라고 물으면 그렇다고 답할 거임.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물어도 그렇게 생각한다 답할 거임. 그렇지만 그 뜻이 나 자신이 라노벨을 무시하냐? 라는 것이라면 나는 아니라고 답할 거임. 우리가 뭘 더 고귀하게 보느냐와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은 다름.
나는 본문에서 '수준 높은 글을 읽는 사람은 수준 낮은 글을 전부 이해할 수 있다'같은 표현을 쓰지 않았음. 있다면 순수이성비판 등은 '복합적인 능력'을 필요로 하고 이는 '진정한 독해력'이라 부를 수 있다, 라는 표현인데 이건 내 표현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하고 싶음. 내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소설책, 교양 서적 등은 상상력, 이해력 같은 다른 단어로도 충분히 표현 가능하지만 순수이성비판같이 복잡한 책은 그런 단순한 표현만으로는 묘사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이런 책을 읽을 때 필요한 표현을 '독해력'이라 말해야 할 것이다, 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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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보면서 답변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되게 많이 했음. 본문에서 하고자 말하고자 했던 내용은 '독해력은 한 가지의 개념이 아니기에 한 가지 책을 읽는다고 다른 책들을 전부 다 잘 읽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었는데 첫 댓글부터 '나는 수준 낮은 책 읽다가 최근엔 수준 높은 책 읽는다. 넌 생각이 편향됐다.'라는 거면 뭐라 답해야 하나 생각했음. 내 주장대로면 10번째 문단에서 말했듯 님은 세계 명작에 흥미가 있던 거임. 대여점 책 내용을 읽으며 키워졌던 독해력이 세계 명작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줬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부분에 있어서는 내 표현이 미숙했던 것 같음. 내가 하고자 했던 표현은 예를 들어 위대한 개츠비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흥미가 생겨 그 책을 읽었을 때, 독해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 책을 끝까지 읽은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던 거임. 물론 평소에 책을 많이 읽으니, 책을 끈기 있게 읽을 수 있는 태도가 도움을 주었을 수는 있지만 독해력을 통한 내용 이해의 면에서 그게 크게 도움이 되었을까? 라고 하면 부정적인 답변을 하고자 하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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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2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하자면, 내 표현이 잘못되었다 생각함. 어떤 점이냐면 일단 상상력은 독해력의 하위 범주가 아님. 그렇게 말한 내용은 본문에 없음. 소위 '독해력'이라 부르는 표현이 너무 포괄적으로 쓰이고 있다, 책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상상력, 이해력 등의 표현으로도 충분히 치환할 수 있다. 그런 표현을 쓰기 힘든 복잡한 글에는 '독해력'이라는 표현이 걸맞을 것 같다. 라는 표현을 하고 싶었는데 내 표현이 미숙해 전달이 제대로 안 됐다 생각함.
1에 관해 말하자면, 독해력을 3가지로 분해한 것은 아님. 위에 책을 3개만 제시했기에 예시 또한 3개를 든 것이지, 그게 전부는 아님. 그리고 2번과 3번(팩트풀니스와 실천이성비판)의 차이점에 관해 말하자면, 단어 선정, 내용의 복잡함 등에서 차이가 있다 생각함. 팩트풀니스는 교양 서적임. 사람들이 잘 아는 내용을 쉽게 풀어서 제시했음. 실천이성비판은 철학서임. 내용 자체도 복잡한데 심지어 단어 제시나 문장의 흐름 이런 게 정말 딱딱하게 되어있음. 이런 점 차이점 때문에 팩트풀니스는 단순한 이해력만 있으면 되지만, 실천이성비판은 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복합적인 능력이라 표현한 것임.
생각나는 단어가 없어서 애매하게 적은 표현이 오해를 불러온 것 같다 생각함.
사실 진정한 독해력을 필요로 한다, 라는 것도 너무 이론적인 말 같긴 함. 실천이성비판이 내가 읽었던 책 중에 가장 어렵게 느껴져서 그런 표현을 쓴 것이지, 실제로는 어떨지 모름. 그리고 실천이성비판 같이 어려운 책을 많이 읽는다고 독해력이 올라간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지도 않음. 왜냐하면 그런 책들만 읽으면 그렇게 어려운 책들을 이해하는 능력만 늘어날 테니까. 어쩌면 그런 책을 주로 읽으면 문학 작품을 보고 말하고자 하는 철학도 없고 내용도 지루한 쓰레기,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잖음. 너무 극단적인 표현을 쓰긴 했는데.
그니까 완벽하게 독해력을 올려주는 책은 없다. 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거임. 책 자체도 매우 다양하고, 각자 독해력을 늘려주는 부분이 다름. 각별히 어려운 책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 책을 많이 봐도 '어려운 책을 이해하는 독해력'이 늘어나지 그것보다 소위 '수준 낮은'책들의 독해력까지 늘어나는 것은 아닌 셈임.
자주 읽는 책들에 관한 독해력이 늘어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음. 일본에서 사람들이 라노벨을 좋아하니까 잘 팔렸나보다, 라는 생각 말고는 딱히 뭐 생각나거나 하는 건 없음.
인제 고만해 샛기들아 여기서 더 나가면 그냥 실체없는 말말말 모음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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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나도 그렇게 생각함. 책 읽을 때 얻어지는 무언가를 단어 하나 만으로 표현하려 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도 있다고 생각함. 그렇지만 최근 본 질문 중 '독해력을 키우는데 우위가 있냐'라는 질문이 계속 가슴에 남아서 이거에 관한 내 생각을 정리하고자 글을 적었던 거임. 답글 달아준 거 고마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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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순수이성비판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은 사람 아님. 현재 44p까지 밖에 못 읽었음. 내가 이 글을 적으며 글 수준의 비교 대상으로 삼기에 적합했기에 이 책을 사용한 거지, 내가 똑똑하다 자랑하려고 그걸 예시로 삼은 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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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책 구별하고 읽지는 않음. 그냥 생각나는 대로 읽는 편임. 최근 읽었던 책들을 생각나는 대로 나열하면 노르웨이의 숲, 제3의 침팬지, 해변의 카프카, 섹스의 진화, 안나 카레니나 이런 것? 예시를 들기 위해 본문에서는 책들을 분류했지만 실제로는 그냥 흥미 있고 뭔가 재밌어 보이면 종류에 상관 없이 읽는 편임. 전공 서적 내용도 때론 재밌던데.
철학서는 완전하고 라노벨은 불완전하다, 라는 말은 하지 않았음. 쉬운 책을 자주 보면 쉬운 책의 이해를 더 잘하고 어려운 책을 자주 보면 어려운 책의 이해를 더 잘 하게 됨. 근데 쉬운 책을 주로 보는 사람이 어려운 책을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거나, 어려운 책을 주로 보는 사람이 쉬운 책을 어려워 하는 것은 똑같다고 생각함. 어느 한 쪽의 수준이 우월해서 그렇다 생각하지 않음.
근데 개인적으로 라노벨은 흥미가 안 당김;; 소아온은 RPG에서 총게임갔다가 뭐했다 너무 질질 끌고, 리제로는 내용을 전개하는 말투가 사극 풍 같이 되게 고풍스러운 것에 비해 주인공 말투가 너무 신경 쓰였고, 코노스바는 애니로 봤을 때는 그냥 웃기기만 했는데 소설은 되게 별로였음. 그 책벌레 뭐시긴가, 그리고 카카오페이지 해골병사는 던전을 지키지 못했다? 이것들은 재밌었는데 지금까지 내용 다 보고 나니 허탈했음. 그리고 라노벨 가장 싫은 점이 서비스씬 들어간 삽화임..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라노벨 웹소설은 무더운 여름날 일주일에 한 번 먹는 맛있는 아이스크림 같다 생각함. 한 번 먹을 때 세상 그것보다 맛있는 건 없을 것 같음. 근데 다 먹고 나면 엄청나게 허탈함. 내가 먹으면서 뭐했지? 하면서 되새겨봐도 맛있게 먹었던 것 밖에 기억이 안 남. 먹으면서 아이스크림 맛을 감상했던 거나, 혹은 아이스크림의 특정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런 것들은 아무 것도 없음. 그냥 맛있었던 거임. 무엇보다 괴로운 것은, 다음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거임. 아이스크림을 한 번에 많이 먹으려면 몇 주간 아이스크림을 입에 대지도 않아야 한다는 거임ㅋㅋ 이런 이유 때문에 라노벨은 별로임.
재미없고 캐릭터성도 없고 내용 전개도 엉망이고 이런 글도 문제지만, 엄청 잘 짜여진 글은 그것대로 문제임. 완성된 글이 아니기에 계속해서 기다려야 하는 것도 있지만, 끝맺음이 엉망으로 되면 그건 그것대로 심각함;;(나루토, 원피스 보면서 느끼는 거임) 그 완결 나지 않은 글 자체에 내가 구속되는 느낌이 싫어서 라노벨을 안 읽게 되는 것 같음. 애니메이션 안 보는 것도 마찬가지고.
ㄴㄴ 개인적으로 라노벨은 재밌어도 문제라고 하고자 하는 거임. 다음 권 기다리고 그 다음 권 기다리고 해야 하잖음. 라노벨 중에 처음부터 5권 짜리 완결 책같이 나오는 것이 있음? 만약 그렇다면 장르로 판단하지 않겠음. 그런데 라노벨 장르 자체가 얼마 간격으로 계속 글 나오는 거잖음.
그러면 님 입장에서 괜찮은, 명작으로 생각하는 라노벨 추천 몇 개만 해 주셈. 내 생각에는 서로의 생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고, 내 능력이 부족해 님 생각에 공감하고 동의하기 힘들 것 같음. 그렇지만 직접 책을 읽어본다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듬.
확실히 그렇지 않다 생각했는데 내가 책 분류에 생각이 갇혀 있는 게 있긴 한 듯. 라노벨, 웹소설과 그렇지 않은 것들로. 전자에는 아예 관심이 안 가는 것 같긴 함.. 드래곤 라자, 세월의 돌 같은 작품도 인터넷 연재 소설이니 이것도 웹소설이라 볼 수 있긴 한데, 책이 하드커버라 다르게 느끼는 건가?
돈키호테 읽는 중인데 재밌긴 하더라 ㅋㅋ 안나 카레니나 장 하나 넘어갈 때마다 초상집 온 것처럼 기분 축 처지는데 그거 읽으면 기분 확 풀리긴 함
사실 이건 영어를 빡세게 공부하면 크게 체감되는 내용임. SCI급 뇌과학, 데이터사이언스 논문 독해해내면서, 미국 영어 동화책이 잘 안읽힐때 인간의 뇌가 이런거구나 체험함
나는 순수이성비판 읽으면서 나 스스로가 멍청이라 생각했었음. 분명 한글인데 이해도 안 되고 뭔 뜻인지도 모르겠고. 그때 책으로 독해력이 키워진다는 말이 반만 맞다고 생각했던거 같음.
이런 내용 볼때마다 g factor에 관해 생각하게 됨
https://www.verywellmind.com/what-is-general-intelligence-2795210
내가 영어를 잘 못해서(영단어 공부를 열심히 안 했었음;) 제대로 이해한 건진 모르겠는데 '지능이라 하는 것은 복합적인 능력이다. 그렇지만 분류 안에서는 도움을 줄 수 있다. 외과의사가 스케이트를 잘 타는건 아니지만 스케이트 타는 사람이 다른 운동을 비교적 더 잘 할 수 있는 것처럼.'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맞음?
댓글 존나 재밌게 읽었네 너무 치열하고 멋있다
ㄹ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