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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고 존경하는 독서 마이너 갤러리 이용자 여러분.


여러분께서 익히 아시다시피, 오늘 4월 23일은 세계 책의 날입니다.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그레고리우스력으로 사망한 날짜와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율리우스력으로 사망한 날짜가 동일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95년 유네스코에서 제정한 것이 세계 책의 날의 연원입니다.


우리는 책을 읽습니다.

다양한 이유와 목적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지식욕을 채우기 위해,

누군가는 재미를 느끼기 위해,

누군가는 시험 공부를 위해,

여러 가지 이유와 목적으로 우리는 독서를 합니다.

우리 독서 마이너 갤러리의 경우에는

지식욕과 흥미를 느끼기 위해 독서를 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누군가는 산책을 하듯 책을 읽을 것입니다.

도처에 피어있는 꽃, 참새나 직박구리의 지저귐, 냇물이 흐르는 소리 등등

일상에서 느끼는 아름다움을 체험하는 것처럼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산꼭대기를 오르듯 독서를 하실 것입니다.

매서운 추위도 만나고 깎아지른 절벽을 힘겹게 오르지만

그 모든 고난을 이기고 정상을 올라 바라보는 풍경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경험을 얻기 위해 독서를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어느 쪽이든 상관없이 독서는 여러분이 얻을 값진 경험의 과정이라는 것은

구태여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책을 읽습니다.

카프카가 말했듯, 책은 우리 내부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기 위한 도끼가 됩니다.

독서를 하기 전의 우리와 독서를 하고 난 뒤의 우리는 같을 수 없습니다.

독서를 하기 전의 우리는 깨어 없어져버렸고,

남아 있는 것은 독서를 통해 새로 구축된 우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책을 읽어나감으로써 늘 새로워집니다.

우리의 시각도 달라지고, 우리의 생각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설령 예전에 읽은 책을 다시 읽는다고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이 변화의 과정은 조용합니다. 그 어느 누구도 - 심지어 독자 자신조차도 - 눈치 채지 못합니다.

그러나 변화는 분명히 일어납니다. 그 변화가 조금씩 계속되면서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는 깨지고, 생명과 지식이 넘실대는 바다로 바뀝니다.

이것은 위대한 승리입니다. 가장 위대하면서, 가장 조용한 승리입니다.

오직 독서만이 이런 환희의 송가를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현실로부터 벗어난다는 측면도 있지만,

아쉽게도 독서는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는 행위입니다.

정치와 사회가 끊임없이 독서에 간섭하기 때문입니다.

먼 옛날에는 진시황의 분서가 있었고,

지금 2022년 4월 23일에도

가오싱젠의 <영산>는 중화인민공화국에서

서데그 헤더야트의 <눈먼 부엉이>는 이란 이슬람 공화국에서 금지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은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금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책을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금서가 언젠가는 역사 속의 개념으로만 자리잡을 수 있는 세상이 오도록

독서인 여러분께서 조금만이라도 힘써주시길 바랍니다.


우리 독서 마이너 갤러리 이용자 분들께서

이 사실을 가슴에 새기고 독서하시기를

일개 부관리자가 조용히 소망해 봅니다.


우리에게 책의 날은 4월 23일 뿐이 아닙니다.

매일매일이 책의 날입니다.


독서 마이너 갤러리

부관리자 게오르기오스 삼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