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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공부하듯 필사하면서 하는지라, 비소설 읽는 중에 휴식을 취할 목적으로 빌린 책입니다.
최종적 감상평부터 말하자면. 누구의 추천으로 빌리게 된 것인지는 잊었지만, 그 경솔함이 후회스러울 따름입니다.

덕분에 일주일이 넘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3일 1권이라는 원대한 목표는 무너진지 오래이고, 제 퇴근 이후의 시간은 미진함에 대한 고통으로 가득했읍니다.

생소한 신화와 개념들, 그리고 거기에 낙서처럼 딸린 수많은 주석 번호들이 제 신학적 소양을 시험했고, 그 바글바글한 지식량은 군집공포증을 유발하듯 절 괴롭혔읍니다.
한 번 편 책은 억지로라도 다 읽을 것이라는 다짐이 이렇게나 절 힘들게 할 줄은 몰랐읍니다.

이 이야기는 한 남자의 죽음으로부터 본격적으로 전개됩니다.
사건을 담당하게 되는 경찰관은 남자가 살해당했다고 보고, 남자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마치 추리 스릴러 같은 시작에 기대감을 품은 것은 찰나였읍니다. 형사가 죽은 남자의 글을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되는 액자 형식의 이야기가 저를 궁지로 내몰았습니다.

글은 죽은 남자의 저술과 형사의 행보를 순차적으로 내보입니다.
남자의 저술은 한 구도자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였읍니다. 죄 없는 이들의 고통이 만연한 세상. 한 남자가 신에 대한 의문을 품고, '진짜 신'을 찾아나기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는 그 과정에서 다양한 종교들의 교리를 익히고, 그들의 신화를 알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알고 계속해서 익혀도 그것들은 그의 의문에 대한 해답이 되어주지는 못합니다. 여전히 부조리한 고통을 납득할 수 없는 그의 순례에 가까운 방랑은 계속됩니다.

형사는 죽은 남자의 글을 읽으며, 범인을 찾으려 동분서주합니다.
결국 구도자는 나름의 답을 얻고, 형사는 범인을 찾게 되지만, 독자인 저에게는 지난한 문제와 골치만을 안겨준 책이었읍니다.

읽는 내내 정신을 반쯤 놓았던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소설을 흥미 본위로만 읽어와서 그런지 좀처럼 집중이 되질 않았습니다. 유명하고 유익한 책인 만큼이나 생각할 부분이 많은 이야기라 믿었고, 그래서 믿은 만큼 많이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신에 대한 논리적 비판만은 인상깊게 이해했습니다. 효용적 독서를 위해서 언젠가 못된 예수쟁이한테 써먹어 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