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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군께서 가라사대

수레의 빈 공간이 있기에 수레의 쓰임이 있는 것이고

벽과 지붕을 쌓아 방을 만들지만

방의 공간과 문과 창이 뚫려있기에 방의 쓸모가 있다 했음.


없음이 있음인 것임


글을 잘 읽기 위해선 오히려 생각의 여력,

빈 공간이 필요함.



흔히 사람의 두뇌를 콤퓨타와 많이 비교 한다.


컴퓨터는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던가 오버클락을 하던지

아니면 아예 갈아치우던지 업그레이드 할 방법이 많지만

사람의 머리는 아니다.

지능은 타고나는 것이고

약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오버클럭도 한시적이고 위험하며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면 남은 무엇일가?

사고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빌드하는 방법만이 남는 것임.


컴퓨팅에 있어서도 돈 쳐발라서 장비를 업글할 수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경우

불필요한 작업을 줄이고 리소스를 최대한 덜 잡아먹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세팅하는 거지.


머기업에서도 현역으로 수십년씩 구르고 있는 서버들도 다른 복합적인 이유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 최적화를 통해

한두해만 지나도 기계성능이 두배씩 뻥튀기 되는 요즘 세상에도 "쓸만하게"

굴러가는 것임.


아무튼 이 최적화의 시작은 비우는 것이다.

불필요한 프로세스 다 끄세요

두번 세번 생각하는 중복쿼리 멈춰!

사람의 생각,

특히 언어적인 부분은 리소스를 존나 많이 해쳐먹음

사람의 머리는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긴 하지만

우리의 작고 보잘것 없는 뇌가 그 가능성을 모두 펼치기에는

아직 시대가 너무 이르다 ㅠ

내용을 잘 기억하고 곱씹어 보는건 좋지만

거기에 너무 매몰되면 작가의 진의에 다가가지 못하고

시야만 좁아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임.

전에도 몇번 말했지만 독해는 단순히 책을 잘 보는거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사람 사건 사물의 인과를 파악하는 통찰, 직관력임

사고의 여력이 있어야 이 통찰이라는걸 할 수 있음.


단순히 기억하는것을 사진을 찍어놓는 행위라고 비유한다면

통찰은 인덱싱을 해놓는거임.

글의 핵심을 맵핑해 놓음으로 해서 나중에 그 내용에 접근하고 싶을때 훨씬 수월하게 가능해짐 ㅇㅇ

책에 있는 어떤 단어를 검색하고 싶을때 그 단어가 있는 페이지를 구글 이미지 서칭하는 것과

직접적으로  그 단어를 검색하는 것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해라.


단순히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해서 지적인 활동이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독해능력을 기른다는 것은 통찰력을 기르는 것이다.

이 조건이 수반되어야 비로소 "독서가 인생에 도움이 된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석가의 사촌동생이자 제자이기도 한 아난다는 세존의 설법을 모두 들어 단 한글자도 잊지 않고 다 기억해 냈다고들 한다.

하지만 붓다의 제자들 중 가장 현명하다 전해지는자는 사리불이고

부처가 영산에 올라 연꽃 한송이를 꺾어들었을 때,

수많은 제자들 중 유일하게 그 뜻을 이해하여 미소로 화답해 정법안장을 부촉받은 것은 오직 마하가섭뿐이었던 것은 무었때문이었을까?


아는 것은 힘이고 아주 중요한 일이지만

그것이 모든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알아야 할지 알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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