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의 잡문 중에 <가져오기 주의>(拿来主义)라는 글이 있다.
위의 두 책에 모두 실려있어.
내 학교는 중국에 있는 한국인 학교다 보니 당연히 중국어도 가르쳤는데,
하루는 선생님이 이 <가져오기 주의>로 수업을 하신 것이었다.
거기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先有英國的鴉片,德國的廢槍炮,後有法國的香粉,美國的電影,日本的印著「完全國貨」的各種小東西。"
먼저 영국의 아편이 있고, 독일의 쓸모없는 총포가 있다. 그 뒤에는 프랑스의 파우더가 있고, 미국의 영화가 있고, 일본의 '완전 국산품'이라고 도장찍힌 온갖 작은 것들이 있다.
이 부분은 당시 제국주의가 중국에 어떤 영향을 행사하고 있는지를 드러낸다고 설명하셨지.
근데 선생님께서 다른 건 다 설명을 하셨는데,
유독 "독일의 쓸모없는 총포"가 뭔지는 설명을 못 하시더라고.
그래서 내가 수업 끝나고 나서 선생님한테 가서,
"선생님, 선생님께서 "독일의 쓸모없는 총포"라는 부분에 대해 설명이 없으셔서 제가 선생님께 설명해드리고자 하는데 괜찮을까요?"라고 여쭸지.
선생님께서는 흔쾌하게 허락하셨어.
그래서 나는 이렇게 설명을 했지.
독일은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고 베르사유 조약을 맺으면서 군대 규모가 제한되었다.
그러면서 독일에는 잉여 무기가 발생하게 되었다.
남은 무기는 쓸 수가 없으니 팔아서 돈으로 바꾸는게 독일에게 이득이었고,
당시 군벌의 발호 때문에 무기에 대한 수요가 아주 높은 중국으로 그 총포들이 수출된 것이었다.
이렇게 설명하자 선생님께서는 "아~~"하면서 납득하시고는
"나는 루쉰이 왜 이렇게 썼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는데,
너 덕분에 이해가 되었네. 고맙다."라고 하셨어.
교학상장. 정말 뿌듯한 학창 시절의 추억이야.
그런 의미에서!
시대정신을 향한 통찰이 유감없이 묻어나오는
루쉰의 잡문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군이 해체되며 체코 무기가 독립군에게 흘러들어간 것도 비슷한 케이스이려나? - dc App
그거하고는 경우가 다르긴 하지...
하긴 걔네는 아마 적백내전 왔다가 전쟁 끝나면서 쓸모 없어진 무기를 판 거라고 들은 듯? - dc App
그건 그렇긴 한데, 독일이 중국에다가 무기 판 거는 어쩔 수 없는 제약(군대 규모 제한)이라는 게 있었으니까... 근데 네 말 듣고 나니 살짝 비슷할지도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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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인건가...
예끼 이 녀석.
중일전쟁 콩탄 전설은 어찌된 영문인건가요ㅠㅠ
그건 또 뭐여... 나라고 중국사를 전부 다 아는 건 아니란 말이오! ㅠㅠ
배움에는 위아래가 없다
아암.
지식이 늘었다 역시 세상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구나 사물이든 사건이든
나도 그걸 많이 느낀다. 저 때도 크게 느꼈지.
군붕이로서 썰 풀자면 나치 독궈가 중국에 소련 같이 줘패자고 접근하긴함 예시로 폰 팔켄하우젠이나... 중일전쟁초기에 방어선, 장제스 군대가 싸그리 독일식으로 무장한거같은거
군사고문단 보낸 건 정말 유명하지. 사실 욘 라베가 처음에는 희망을 가져본 것도 그런 배경이 있었지.
역사 좀 알고 읽고 싶어서 간다효 열심히 시청 중인거시에요...
힘내시길!
하... 요즘 루쉰 너무 매력적인데.... 전집 끌리네....
그런당신에게 열린책들 루쉰 소설 전집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