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문 투자의 차이다", "인문학 투자의 차이다" 말이 많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거기 인구가 우리의 2.5배라는 거에 있는 듯. 인구가 2.5배이니 독서량이고 뭐고 간에, 출판사 입장에서 위험성이 훨씬 줄어듦.
내가 이걸 체감한 게 종교도서 쪽에서임. 내가 가톨릭 신자인데, 국내 가톨릭 신학서적이 출판수에서 개신교보다 압도적으로 숫자 밀림. 출판 숫자가 압도적이니 양질의 학술서적도 개신교에서 훨씬 많이 냄.
공교롭게도 국내 가톨릭:개신교 신자 비율이 대략 1:2.5다....
파이가 작다 가 크지
본문 글 그대로 인구규모 격차가 절대적인 차이를 낳는 건데, 이 부분을 간과한 채로 그냥 왜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못하냐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게 현실이지. 영어권 총 인구는 5억이 넘어, 한글 사용자의 10배지, 그래서 출판시장,학술논문분야에서 영어권은 우리보다 100배는 되는 거 같아. 좀 깊이 들어가서 논문 좀 찾으면 영어 논문밖에 없으니까.
단순히 2.5배라는 비율로만 설명되지 않는 요소들이 많음. 이미 일제시대에 체호프 전집이 나오고 세계 희곡 전집이 나오고 등등 수요의 디테일함이 넘사벽임. 저런 책까지? 싶은 것들이 출판되는 거 보면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어본다고 자기한테 필요한 게 뭔지 정확히 알고 요구하는 수요층의 두께가 중요함. 그리고 그 수요에 응하는 기획력도 중요하고. 일단 그런 책이 출판되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마인드도 필수고. 다행히 우리나라도 이젠 점점 그런 수요층이 커지고 있는 거 같음. 나도 웬만하면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음. 일본 출판시장은 오히려 요즘이 하락세임. 70년대에 발자크 인간희곡이 스무권 짜리로 나왔는데 이제는 출판할 데가 없어서 중고서적이 부르는 값임
우리와 일본의 2.5배 인구 격차 중간에는 커다란 차원의 격차, 즉 출판물의 규모의 경제,손익분기점이 있는 게 문제지. 영어권 인구가 우리나라 인구의 10배지만, 출판규모는 10배가 아니라 100배쯤 되는 것도 이런 것때문이지, 우리나라에서 초판 1천부 찍은 책이 500부 팔리면 땡인데, 초판조차 다 소화가 되질 않으니 출판물의 선순환구조가 막혀버리는 일이 잦지, 일본은 우리의 2.5배,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500부 팔려서 초판조차 다 소진되지 못하는 책이 일본에서는 최소 우리의 2.5배인 2천5백부가 판매되지, 2천 5백부라면 무슨 책을 찍어도 초판은 다 팔리는 거야, 그러니 우리나라에선 절대 출판될 수 없는 책이 일본에서는 무조건 출판되서 실제 출판규모는 2.5배가 아니라 5~10배 이상 되는 거거든.
영어사용자가 대략 5억명이라 우리나라의 10배이다보니, 우리나라에서라면 300부 팔릴까 말까 하는 전문서적도 영어로 출판하면 최소 3천부는 팔리는 거야, 출판사로는 손익분기점을 넘겨야하니, 초판 1~2천부는 다 소진될 책을 내야 하는 거고, 그러니 어지간한 책은 한글로는 출판할 수가 없지만, 영어로 내면 무슨 책이건 초판은 무조건 다 팔리지. 영어권에서는 초판규모 자체가 1~2천부가 아닌 게 이런 것때문이야, 뭘 찍어도 5천부 이상은 무조건 팔리니까, 그러다 보니 한글로는 절대 출판될 수 없는 무수히 많은 책이 영어로는 무조건 출판되는 거야, 그래서 우리나라 출판시장에 비해 영어권은 인구 격차 10배가 아니라, 100배 정도 출판물이 더 많아. 출판사가 손익분기점같은 걸 걱정할 필요가 없는 시장규모니까.
일본은 우리나라와 영어권의 딱 중간쯤에 있는데, 우리나라의 출판사와 달리 초판 다 팔리지 않을 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규모이다 보니, 출판물의 규모가 우리나라의 2.5배가 아니라 5~10배 정도로 큰 거지. 인구 1억명이 큰 분수령인 거 같아. 인구 1억2천6백만명의 일본은 수출보다 내수위주로 경제가 돌아가는데, 유럽 제일의 경제대국인 독일(인구 8천만명)은 수출 비중에 클 수 밖에 없거든. 독일만 해도 내수만으로는 경제가 잘 돌아가지 않는 거지. 인구가 1억명이 되질 않으니. 이렇게 인구빨이 참 많은 걸 결정해. 결국 중국의 잠재력이 무섭다는 게 이런 데서도 나타나는 거고.
여기에 댓글 올려준 사람 글 잘 읽었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