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섹스를 그토록 중요시하는 나를 비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다른 종류의 기쁨이 점차 섹스의 자리를 대신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으나, 일반적인 삶의 과정에서 섹스는 여전히 우리가 자신의 신체 기관을 개인적이고도 직접적으로 개입시키는 유일한 순간이고, 섹스, 특히 강렬한 섹스는 사랑의 융합이 일어나는 데 필수적인 단계이며, 섹스 없이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나머지는 대개 섹스와 함께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섹스에는 또다른 면이 있는데, 바로 섹스는 여전히 위험한 순간, 특히 우리가 우리의 행위의 결과에 연루되는 위험한 순간이라는 것이다. 비단 에이즈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죽음의 위험이 진정한 짜릿함이 될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생식의 문제가 그 자체로 훨씬 위험하다. 나는 성관계를 할 때마다 상황이 허락하기만 한다면 곧바로 콘돔 사용을 그만두었고, 사실을 말하자면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임신을 시키는 공포가 뚜렷해지는 것이, 내 욕망의 필수 조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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