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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독서라 매우 읽기 힘들었다. 주제도 개인적으로 흥미가 있지않았고 근대 정치사상사를 읽기 위한 예비단계로 꾸역꾸역 읽은 책이었다.
이 책은 14명의 저자가 자신 전공분야의 사상가를 한명씩 맡아서 쓴 공저이다. 저자 모두가 미국, 독일에서 박사를 받고 한국 유수대학에서 교수 혹은 연구원을 하고있는 전문가들이니만큼 내용에 있어서는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각각의 장이 두세개의 논문을 재정리해서 쓴 것이기 때문에 수준도 있는 편이다.
연구 방법론에 있어서 이 책은 전통적 방법론을 충실히 따르고있다. 각 장은 역사적 배경설명과 사상가의 삶, 그들의 대표저작에 대한 분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최근 추세에 맞는 양적방법론이 아닌 전통적인 훈고학적 분석을 하고있고 여성정치 다문화주의 등 포스트모더닉한 다양한 주제가 아닌 권력과 정치공동체라는 고전적 주제에대해 주로 논하고 있다. 저자들은 이런 전통에 치우친 분석이 이 책의 한계라고 지적하고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장점이라 받아드렸다. 요즘 떠들어대는 근본없는 주장들의 난립이 꼴보기 싫던 참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1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고 큰 틀로 보자면 3부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대 정치의 배경인 도시국가의 정치사상을 다루고있는 1부와 로마제국으로 대표되는 제국의 정치사상을 다루고 있는 2부, 기독교 중심의 중세 정치사상을 다루고 있는 3부가 그것이다. 마무리 장으로 르네상스의 등장인 14장을 위치시키며 근대사상과의 연결을 꾀하고 있다.
1부 도시 국가의 정치사상은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아테네 민주주의에 대한 전반적인 개괄을 다루고 있다. 아테네 민주주의의 의의와 현대적 관점으로 봤을때의 한계점. 구체적인 아테네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역사적 과정 등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2장은 비극작가인 소포클래스를 통해 폴리스의 정치사상을 논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14장 중 가장 흥미로운 장이었고 추가적으로 독서하고 싶은 부분이었다. 고대 그리스의 참정권이 귀족에서 중산층을 포괄하는 일반 시민으로 내려오는 과정 속에서 시민의 정치의식을 고양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연극이 활용되었고 소포클래스의 비극은 시민의 정치교육 영상으로 활용되었다는 내용을 적고 있다.
3장은 크세노폰의 정치사상을 다루고 있다. 흔히 말해지는 서양 정치사상의 계보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고 플라톤의 이데아론과 아리스토텔레스의 현실적 정체분류는 대조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그 사이에 플라톤과 동시대에 살았으며 그 역시도 소크라테스의 제자였던 크세노폰의 정치사상도 있었음을 주목해본다면 이 대조점이 조금은 해소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현실적 정치철학은 무에서 나온것이 아니라 소크라테스로 부터 파생된 하나의 조류였고 그 조류는 크세노폰이 이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철학보다는 정치적 신중을 중시했던 크세노폰의 사상은 아리스토텔레스에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4장은 플라톤을 다루고있다. 고대 정치사상을 다룸에 있어서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뺄수는 없을것이다. 다만 소크라테스는 문헌을 남기지 않은 관계로 이 책에서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만을 편재했다.
플라톤 정치사상에 대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정치와 철학의 대립을 해결하고자 했던 플라톤의 고뇌이다. 이 책에서는 플라톤의 초기 중기 말기의 저작을 훈고학적으로 비교하며 플라톤이 스승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통해 얻은 철학자의 정치적 사형을 극복하고자 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5장은 아리스토텔레스를 다루고있다. 아리스토텔레스를 다룸에 있어서 이 장은 정치와 윤리의 관계를 중심으로 논하고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논리학 수사학 등에서도 많이 활약했지만 이 책의 주제인 정치사상과 관련해서는 윤리와의 관련성이 주목된다. 이 장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대표작인 '정치학' 이 윤리학 저서 '니코마코스 윤리학'과 상호 연결되는 관계가 있음을 말하고 있다.
2부는 제국의 정치사상에 대해 말하고 있다. 2부 역시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6장은 1장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시대를 개괄하는 형식을 띠고있다. 6장은 고대 폴리스의 도시국가와는 달라진 제국에서의 정치사상에 대해 말하고 있다. 도시 국가에서는 물론 노예와 여자를 제외해야 한다는 현대적 관점에서의 한계는 있지만 시민 개개인의 정치적 효능감이 강했다. 모두가 공직이나 민회등의 참여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국이 되며 개인의 가치는 점점 축소되어 정체성의 위기가 나타나게 된다. 제국의 정치사상은 소멸해가는 개인의 정치의식을 보존하기 위한 투쟁의 기록물이다. 제국의 정치사상을 개략하자면 초반에는 정치와 거리가 멀어진 개인이 내면의 행복에 만족하는 스토아학파 견유학파 등을 따르게된다. 그리고 종국에는 내세를 믿고 가난한 모두를 포용하는 기독교에 귀의하게된다. 제국의 정치사상은 반정치적 사상인 기독교를 국교로 지정하게되고 결국 종교가 정치를 지배하는 중세사상으로 연결된다.
7장은 폴리비우스의 혼합정체론에 대해 다루고있다. 폴리스 시민이자 로마에 노예로 잡혀온 폴리비우스는 제3자의 시각에서 로마정체의 성공원인을 분석한다. 폴리비우스는 역사의 중심을 정치체제로 놓고 각 정치체제는 고유의 장점으로 흥하고 고유의 단점으로 멸하기 때문에 결국 정체는 순환하기 마련이라는 정체순환론을 제시한다. 정체의 순환을 지연시키고 정체를 강화하는것은 여러 정체의 장점을 혼합하는 것이다. 폴리비우스가 보기에 로마는 훌륭한 혼합정체를 가지고 있었고 이것이 로마가 대제국이 된 원인이라고 보았다.
8장은 제국의 전성기에 주요한 정치사상가였던 키케로에 대해 말하고 있다. 키케로의 저작은 국가론을 비롯한 정치철학에서부터 수사학 윤리학까지 방대하다. 이 책에서 정치사상적으로 주목하는 키케로 사상의 특징은 플라톤에 대한 모방과 변용이다. 그의 여러 저서는 플라톤 저서의 제목을 모방했으나 정치에 대한 철학의 우위를 주장했던 플라톤과 달리 키케로는 대중을 설득하는 정치적 수사가 철학보다 더 중요하다고 보았다. 또한 키케로의 정치사상은 제국의 팽창에 따른 개인의 소외현상에 대응해 에피쿠로스 학파 등 여러 사상을 정리하는 역할도 수행했다.
9장과 10장에서는 기독교를 국교로 지정한 기독교 제국 로마에 대해 말하고 있다.
9장은 기독교 정치사상을 정립한 아우구스투스에 대해 말하고 있다. 팽창한 제국과 대조되는 수축하는 개인의 소외감은 대중을 기독교로 몰리게했고 제국은 이를 국교로 수용하기에 이른다. 기독교가 국교로 지정된 이상 반정치적인 기독교 사상도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밖에 없다. 아우구스투스는 플라톤의 사상을 원용하여 가치의 위계를 나누고 신의 권력과 세속의 권력을 구분짓는다. 그의 정치사상에 의해 종교권력이 정치권력에 우위를 차지하는 중세의 정치가 가능하게 되었다.
10장은 종교의 정치사상을 완성했다고 평가받는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해 말하고있다. 아우구스투스가 교권과 속권을 구분지었으나 고대의 실용적 사상을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상적 대립이 지속되고 있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고대의 실용적 사상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과 기독교사상을 효과적으로 포섭하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종교의 정치사상을 완성한다. 그러나 달이 차면 기울듯이 스스로 실용적 사상과 결합한 신학사상은 결국 세속권력에 힘을 빼앗기게 된다.
3부에서는 기독교의 교권이 속권에 굴복하는 과정과 근대의 시작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제국에 대한 교회의 우월을 주장한 9장, 10장과는 대조적으로 3부에서는 제국의 현실권력을 중시하는 사상가들이 등장한다. 3부는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1장은 3부의 시작으로써 중세사상을 개괄하는 역사적 설명을 하고있다. 로마제국의 팽창이 기독교를 국교로 지정하게된 것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고, 교권과 세속권의 힘겨루기가 이루어지는 과정에 대한 역사적 서술이 나와있다.
12장은 세속권력을 옹호하는 사상가로 단테를 제시하고 있다. 단테의 신곡은 흔히 르네상스적 개인을 옹호한다는 오해가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고 단테는 강력한 제국의 옹호자였음을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물론 개인에 대한 옹호 그 자체는 근대적 정신의 맹아이기는 하지만 단테는 제국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이를 달성하고자 했다. 이장에서 주로 언급하고 있는 단테의 제정론은 기독교 정치사상의 교권 우월론에서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주라'고 말하며 황제의 권한강화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13장은 마르실리우스의 정치사상에 대해 말하고 있다. 마르실리우스의 정치사상은 단순히 세속권력의 강화를 주장한 단테보다 한발 더 나아가 교황의 권력은 황제가 허락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하며 교권보다 황제의 권한이 더 우위에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그의 사상은 현실정치에서도 황제의 권한이 교황을 앞지르고 있던 상황에 부합되었기에 현실에도 반영되었다. 그의 사상은 황제의 권력이 민중에서 나온다는 근대적 측면도 있었으나 여기서의 민중은 근대적 개념과는 다르다는 한계도 있다.
14장은 르네상스의 등장에 대해 말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르네상스의 시대적 구분에 대한 여러 논쟁과 르네상스를 따로 구분짓는게 실익이 있나에 대한 논쟁등에 대해 다루고, 대표적 르네상스 도시국가였던 피렌체와 베네치아를 비교하고 마키아벨리의 등장을 언급하며 근대로의 이행을 알린다.
난 서양사 책은 서양사강의 책 하나만 있음 ㅠㅠㅠ
종이 색이 좀 누런거같은데 원래그런거?
조명때문인가
본인은 이거 근대판 가지고 있다. 고대중세도 사야 되는데
나도있음ㅋㅋ 읽을예정. 책은 새책인데 조명빨인듯
요약으로 보니까 재밌다. 2장 보니까 생각난건데 <플라톤 서설> 이란 책에서도 서사시 장르와 연극이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 예술로서만 역할 했다기 보다(물론 이 점도 당연히 있겠지만) 당시의 규범, 관례 등 을 전달하기 위한 효과적인 정치적 수단으로 쓰였다는 점이 흥미로웠거든. 무튼 잘 읽었음 2부 부터도 써주길 기대함ㅎㅎ
다썼다ㅋㅋ
훌륭한 책 훌륭한 후기 높이 평가 - dc App
편견일지도 모르지만 고대 철학 쪽으로 갈수록 더 인간의 본질과 사회에 대해 기본에 충실하게 깊은 사고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후로 이루어진 발전이 엄청 많기는 해도 결국 제일 마음에 남고 계속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건 고대 쪽인듯.
ㅗㅜㅑ...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