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해 자는 시간이 모자란 탓인지

짜증스럽지 않은 존재가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 출근길이었다.

통근 버스 안에서 들려오는 말소리도 묘하게 후각을 자극하는 음식 냄새도

조금 차갑고 그러나 깨끗한 공기도

맑은 하늘도 따뜻한 그러나 강렬한 햇볕도 햇빛도

인도로 다니는 자전거도 

오늘 따라 등산 가는 사람이 많은 버스 정류장도 

나는 불쾌한 기분으로 출근하는데 저 사람들은 형형색색 밝은 색깔의 옷을 입고 날씨 좋은 날 등산가는구나 싶어

너무도 자연스럽게 사수에게 전화를 걸어 사직하겠다고 말할 뻔 했다.

머릿속에서는 그냥 이대로 살 수 없다고 남은 인생도 이렇게 살아갈 수는 없다고 계속해서 징징 울리고 있었다.


진맥은 심장에 화가 많다고 했지만

그래서 150첩이나 되는 첩약을 2첩 남기고 다 먹었지만

여전히 두통은 시시때때로 괴롭히고 불면에 시달리고 이명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원인을 알고 있다.

지금 우울하다, 삶이 하나도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다.

집도 없지만 빚도 없고 돈은 없지만 땅은 있다. 그래도 불안의 원인을 모르겠다. 왜 계속 순환의 바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나는 이 우울한 삶을 벗어나야 한 번쯤은 정말로 내가 원하는대로 살아봐야한다.

조직에 순응하는 착한 사회 구성원, 효도하고 우애 있는 가족 구성원이 아니라

정말로 내가 바라는 삶을 살아야한다고 그래야 낫는다고 생각만 하고 있다.


뫼르소의 심정을 너무도 이해하겠는 그렇지만 지독히도 곡해했을 월요일 오전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일탈이 독갤에 글 남기는 짓이라니

그만두어버리고 싶은 게 직장 뿐이라서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책과 연관이 없을 수도 있으니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면 지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