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 들뢰즈 마르크스 쇼펜하우어에서 곁가지로 알게됐지만 정작 헤겔은 모르는데 ㅁ ㅓ 부터 일거야 허나?? 좋은 입문서 있을까?? 추천 부탁해요~~~~
댓글 12
헤겔은 1차 문헌(헤겔이 직접 쓴 책)부터 읽으면 뭔 소리인지 알기 어려움. 일단 친절한 해설서부터 먼저 읽고, 헤겔이 집필한 순서대로 찬찬히 읽어야 함. 특히 가장 중요한 책이라는 정신현상학은 절대로 한 번에 이해 못함. 해설서 읽고, 원문 읽고, 강의도 챙겨보고, 그렇게 조금씩 진도 나가야 함.
헤겔이 직접 쓴 메이저 1차 저작은 '종교철학 > 정신현상학 > 논리학 > 자연철학 > 법철학 > 역사철학강의 > 미학 강의' 등 7권이고, 이 중 역사철학강의와 미학 강의는 학생들이 필기한 강의록과 헤겔의 유고 노트만 전해지고 있지만 주저로 꼽힐 정도로 중요하게 취급됨. 그 밖에 '자연법, 믿음과 지식, 예나 체계기획' 등 초기 저작과 원고들, '행성궤도론' 같은 소품은 메이저 저작을 읽으면서 같이 보면 좋음
익명(1.227)2022-05-03 07:37
답글
차라리 헤겔의 무엇을 읽을지를(헤겔의 형이상학을 읽을건지 헤겔의 법철학을 읽을건지) 목표로 정하고 그에 맞는 루트를 타는게 나을 듯
익명(118.217)2022-05-03 08:15
헤겔의 늪에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렵고, 또 헤겔을 이해하려면 그 전에 칸트와 쇼펜하우어와 같이 그나마 이해하기 쉬운(?) 선배 및 경쟁자의 저작을 먼저 읽고 시작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함. 칸트가 그 이전의 모든 철학의 집대성이라면, 칸트를 계승하여 발전시킨 헤겔은 그 이후 모든 철학의 아버지라는 말이 있음. 칸트를 이해하여야 헤겔을 이해할 수 있음.
또한 헤겔 본인이 평생 열등감을 느꼈던 셸링의 저작은 헤겔의 책보다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헤겔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으므로, 셸링의 책들을 먼저 읽어두는 것도 좋은 선택임. 헤겔이 셸링에 대한 열등감에 쩔어서 그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면서, 셸링 저작의 확장 발전형으로 헤겔의 저작이 쓰여졌다는 것도 알 수 있고... 셸링과 헤겔를 대비해 읽으면 이해하기 좋음
익명(1.227)2022-05-03 07:46
헤겔에 영향을 미친 선배 철학자와 동시대 철학자들, 예술가들의 관계에는 나름대로 플로우 차트가 있음.
1)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선배 철학자는 칸트임. 헤겔 철학의 원형은 칸트에서 시작함.
2) 그 다음 영향을 미친 사람이라면 헤겔의 청소년 시절 신학교에서 만난 친구였던 '프리드리히 횔덜린'과 '프리드리히 빌헬름 요제프 셸링'이 있음. 천재 시인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횔덜린과 천재 철학자 셸링은 신학교 시절부터 돋보였고, 헤겔은 이 두 사람의 천재 '프리드리히'에 비해 평범했는데... 헤겔이 예나 대학에 강사 자리를 구할 때 이미 '교수'였던 친구 셸링이 자리를 알아봐주었고, 무척 고마워했지만 이후 평생 헤겔은 '셸링'에게 열등감을 느끼며 그를 극볼하려고 애쓰게 됨.
익명(1.227)2022-05-03 07:54
3) 반대로, 헤겔에게 평생 열등감을 느끼면서 그를 극복하려고 노력한 가장 대표적인 철학자가 바로 아르투어 쇼펜하우어였음. 쇼펜하우어는 자신이 칸트 철학의 올바른 계승자라고 확신하였고, 자신이 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가 후대 모든 철학의 뿌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였는데... 쇼펜하우어는 베를린 대학교에서 강사로 임용될 때부터 헤겔과 같은 시간에 강의하기를 희망하였고, 자신이 발견한 올바른 철학과 사상이 널리 전파되기를 바랐지만... 정작 베를린 대학교의 거의 모든 교수들과 학생들은 헤겔에게 도취되어 있었고, (이미 셸링을 극복하고 능가해버린) 헤겔의 강의에만 사람들이 몰리고 헤겔의 책만 읽어대고 있었음. 쇼펜하우어는 열등감에 쩔어서 베를린 대학교를 떠난 후 평생 헤겔을 비난하면서 남은 생애를 보냄
익명(1.227)2022-05-03 07:59
4) 헤겔 철학의 계승자는 무지하게 많고, 실은 헤겔 이후 등장한 거의 모든 (독일) 철학은 헤겔의 영향 하에 있다고 할 수 있음. 그 중 가장 (역사적으로) 중요한 것이라면, 마르크스가 헤겔의 변증법을 활용하여 '변증법적 유물론'을 탄생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음. (철학자로서의 중요성과는 별개임)
5) 헤겔 철학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면서 성장한 대표적인 철학자가 쇠렌 키에르케고르임. 키에르케고르는 헤겔의 변증법적 사고방식은 존중하면서도 그 방식을 하필이면 관념 철학에 대입한 것을 끔찍하게도 싫어했고, 그래서 키에르케고르의 초중기 저작은 헤겔 까기에 집중되어 있었음. 심지어 키에르케고르는 변증법의 원조가 소크라테스라고 (상당히 억지스럽게) 주장함. 하지만 '죽음에 이르는 병'을 쓰면서 헤겔을 나름대로 극복함
익명(1.227)2022-05-03 08:07
6) 헤겔 철학을 근본적으로 뛰어넘는 혁신을 추구한 후배 철학자라면, 단연 비트겐슈타인이라고 할 수 있음.
비트겐슈타인은 러셀과 칸트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본래 수학을 좋아했던 공학자 출신이어서 체질적으로 헤겔을 좋아하지 않았음. 헤겔이 관념론적으로 "이것과 저것은 실은 같은 것"이라면서 변증법으로 타협하는 것 자체가 애당초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음. 비트겐슈타인은 자신과 헤겔의 사고방식의 차이를 직접 극명하게 말한 적이 있는데, "헤겔은 늘 다르게 보이는 사물이 실제로는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어 하지만, 나는 동일하게 보이는 사물이 실제로는 다른 것임을 증명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함. 이게 비트겐슈타인이 (젊을 때) 당대를 풍미하였던 헤겔 철학을 그가 분석철학을 통해 깨부순 원동력이라 할 수 있음
익명(1.227)2022-05-03 08:53
헤겔 철학 입문서 중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책은 [헤겔에 이르는 길]이었음. 쉽고 명쾌하면서도 헤겔 철학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어서 헤겔의 주저를 읽으면서도 헷갈렸던 것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었음. 아예 철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처음 접근하기에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함
- 다만 [헤겔에 이르는 길]이라는 책에는 좀 억지스러운 주장이 있는데, 헤겔은 (유물론과 정반대인) '관념론자'였고 그게 헤겔 철학의 주요 관심사이자 모토였음 (실은 칸트도 그러했고). 그런데 [헤겔에 이르는 길]은 헤겔 철학이야말로 '유물론의 원조'라고 강변함. 그것은 헤겔의 공(또는 과오)가 아니라 후배 마르크스의 공과에 해당하는 것인데, 억지로 헤겔에다가 유물론을 갖다 붙이고 있음. 그 부분이 좀 아쉬움
익명(1.227)2022-05-03 08:54
답글
재밌다.. 너무 유익해요
어떻게 개인적으로 말했던 내용까지 알고 있을 수 있나요
iino(qwer05051234)2022-05-03 10:10
답글
노먼 멜컴이 쓴 비트겐슈타인 회상록 (=비트겐슈타인의 추억)에 나옴. 철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나름 유명한 말임
헤겔은 1차 문헌(헤겔이 직접 쓴 책)부터 읽으면 뭔 소리인지 알기 어려움. 일단 친절한 해설서부터 먼저 읽고, 헤겔이 집필한 순서대로 찬찬히 읽어야 함. 특히 가장 중요한 책이라는 정신현상학은 절대로 한 번에 이해 못함. 해설서 읽고, 원문 읽고, 강의도 챙겨보고, 그렇게 조금씩 진도 나가야 함. 헤겔이 직접 쓴 메이저 1차 저작은 '종교철학 > 정신현상학 > 논리학 > 자연철학 > 법철학 > 역사철학강의 > 미학 강의' 등 7권이고, 이 중 역사철학강의와 미학 강의는 학생들이 필기한 강의록과 헤겔의 유고 노트만 전해지고 있지만 주저로 꼽힐 정도로 중요하게 취급됨. 그 밖에 '자연법, 믿음과 지식, 예나 체계기획' 등 초기 저작과 원고들, '행성궤도론' 같은 소품은 메이저 저작을 읽으면서 같이 보면 좋음
차라리 헤겔의 무엇을 읽을지를(헤겔의 형이상학을 읽을건지 헤겔의 법철학을 읽을건지) 목표로 정하고 그에 맞는 루트를 타는게 나을 듯
헤겔의 늪에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렵고, 또 헤겔을 이해하려면 그 전에 칸트와 쇼펜하우어와 같이 그나마 이해하기 쉬운(?) 선배 및 경쟁자의 저작을 먼저 읽고 시작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함. 칸트가 그 이전의 모든 철학의 집대성이라면, 칸트를 계승하여 발전시킨 헤겔은 그 이후 모든 철학의 아버지라는 말이 있음. 칸트를 이해하여야 헤겔을 이해할 수 있음. 또한 헤겔 본인이 평생 열등감을 느꼈던 셸링의 저작은 헤겔의 책보다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헤겔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으므로, 셸링의 책들을 먼저 읽어두는 것도 좋은 선택임. 헤겔이 셸링에 대한 열등감에 쩔어서 그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면서, 셸링 저작의 확장 발전형으로 헤겔의 저작이 쓰여졌다는 것도 알 수 있고... 셸링과 헤겔를 대비해 읽으면 이해하기 좋음
헤겔에 영향을 미친 선배 철학자와 동시대 철학자들, 예술가들의 관계에는 나름대로 플로우 차트가 있음. 1)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선배 철학자는 칸트임. 헤겔 철학의 원형은 칸트에서 시작함. 2) 그 다음 영향을 미친 사람이라면 헤겔의 청소년 시절 신학교에서 만난 친구였던 '프리드리히 횔덜린'과 '프리드리히 빌헬름 요제프 셸링'이 있음. 천재 시인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횔덜린과 천재 철학자 셸링은 신학교 시절부터 돋보였고, 헤겔은 이 두 사람의 천재 '프리드리히'에 비해 평범했는데... 헤겔이 예나 대학에 강사 자리를 구할 때 이미 '교수'였던 친구 셸링이 자리를 알아봐주었고, 무척 고마워했지만 이후 평생 헤겔은 '셸링'에게 열등감을 느끼며 그를 극볼하려고 애쓰게 됨.
3) 반대로, 헤겔에게 평생 열등감을 느끼면서 그를 극복하려고 노력한 가장 대표적인 철학자가 바로 아르투어 쇼펜하우어였음. 쇼펜하우어는 자신이 칸트 철학의 올바른 계승자라고 확신하였고, 자신이 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가 후대 모든 철학의 뿌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였는데... 쇼펜하우어는 베를린 대학교에서 강사로 임용될 때부터 헤겔과 같은 시간에 강의하기를 희망하였고, 자신이 발견한 올바른 철학과 사상이 널리 전파되기를 바랐지만... 정작 베를린 대학교의 거의 모든 교수들과 학생들은 헤겔에게 도취되어 있었고, (이미 셸링을 극복하고 능가해버린) 헤겔의 강의에만 사람들이 몰리고 헤겔의 책만 읽어대고 있었음. 쇼펜하우어는 열등감에 쩔어서 베를린 대학교를 떠난 후 평생 헤겔을 비난하면서 남은 생애를 보냄
4) 헤겔 철학의 계승자는 무지하게 많고, 실은 헤겔 이후 등장한 거의 모든 (독일) 철학은 헤겔의 영향 하에 있다고 할 수 있음. 그 중 가장 (역사적으로) 중요한 것이라면, 마르크스가 헤겔의 변증법을 활용하여 '변증법적 유물론'을 탄생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음. (철학자로서의 중요성과는 별개임) 5) 헤겔 철학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면서 성장한 대표적인 철학자가 쇠렌 키에르케고르임. 키에르케고르는 헤겔의 변증법적 사고방식은 존중하면서도 그 방식을 하필이면 관념 철학에 대입한 것을 끔찍하게도 싫어했고, 그래서 키에르케고르의 초중기 저작은 헤겔 까기에 집중되어 있었음. 심지어 키에르케고르는 변증법의 원조가 소크라테스라고 (상당히 억지스럽게) 주장함. 하지만 '죽음에 이르는 병'을 쓰면서 헤겔을 나름대로 극복함
6) 헤겔 철학을 근본적으로 뛰어넘는 혁신을 추구한 후배 철학자라면, 단연 비트겐슈타인이라고 할 수 있음. 비트겐슈타인은 러셀과 칸트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본래 수학을 좋아했던 공학자 출신이어서 체질적으로 헤겔을 좋아하지 않았음. 헤겔이 관념론적으로 "이것과 저것은 실은 같은 것"이라면서 변증법으로 타협하는 것 자체가 애당초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음. 비트겐슈타인은 자신과 헤겔의 사고방식의 차이를 직접 극명하게 말한 적이 있는데, "헤겔은 늘 다르게 보이는 사물이 실제로는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어 하지만, 나는 동일하게 보이는 사물이 실제로는 다른 것임을 증명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함. 이게 비트겐슈타인이 (젊을 때) 당대를 풍미하였던 헤겔 철학을 그가 분석철학을 통해 깨부순 원동력이라 할 수 있음
헤겔 철학 입문서 중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책은 [헤겔에 이르는 길]이었음. 쉽고 명쾌하면서도 헤겔 철학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어서 헤겔의 주저를 읽으면서도 헷갈렸던 것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었음. 아예 철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처음 접근하기에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함 - 다만 [헤겔에 이르는 길]이라는 책에는 좀 억지스러운 주장이 있는데, 헤겔은 (유물론과 정반대인) '관념론자'였고 그게 헤겔 철학의 주요 관심사이자 모토였음 (실은 칸트도 그러했고). 그런데 [헤겔에 이르는 길]은 헤겔 철학이야말로 '유물론의 원조'라고 강변함. 그것은 헤겔의 공(또는 과오)가 아니라 후배 마르크스의 공과에 해당하는 것인데, 억지로 헤겔에다가 유물론을 갖다 붙이고 있음. 그 부분이 좀 아쉬움
재밌다.. 너무 유익해요 어떻게 개인적으로 말했던 내용까지 알고 있을 수 있나요
노먼 멜컴이 쓴 비트겐슈타인 회상록 (=비트겐슈타인의 추억)에 나옴. 철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나름 유명한 말임
원전박치기로 유튜브에 강독하는 거 찾아서 따라가도 괜찮더라
찰스 테일러가 쓴 헤겔이라는 책 참조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