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늘루 신부는, 마르세유에 페스트가 유행했을 때 볼 수 있었던 벨죙스 주교의 고귀한 모습을 상기시켰다." (민음사, 김화영 역)
이 대목을 읽는데, 사실 뒷부분을 읽어보면 자기만 살겠다고 집에 벽을 쌓고 틀어박히는 장면이 나오거든.
고귀하다는 표현이 반어적으로 쓰인 게 아니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라 다른 판본에서는 어떻게 번역했는지 한번 찾아봤어
"이 대목에서 파늘루 신부는 마르세유에서 페스트가 유행 하던 당시 고위직에 있던 벨죙스 주교를 언급했다." (문학동네, 유호식 역)
"여기서 파늘루 신부는 페스트가 창궐하던 마르세유의 벨죙스 주교를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더스토리, 변광배 역)
갤럼들은 어떻게 생각함?
김화영 역을 카뮈 번역의 전범으로 하기 어렵다는 평가 전부터 있었음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공연 장면에서도 '시대착오적인 무대장치'라고 좀 딱딱한 직역을 했는데, 열린책들 최윤주처럼 '극중 시대와 괴리가 있어 보였다'라고 다듬은 게 마음에 들더라
나머지 사례도 제각각인데 원문도 안 보고 단정 짓기는 좀
나도 그래서 원문을 보고 싶음. 뒤에도 시간적 배경이 밤인데 '달이 떠 있었다. 우윳빛 하늘이 도처에 엷은 그늘을 던지고 있었다.'라는 묘사가 나오거든. 찾아보니까 몇몇 번역에서는 이 흰색의 이미지를 시가지의 흰 벽을 가리키는 것으로 번역해 놨던데, 과연 불어로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함.
오역 없는 번역은 없지 세상에
언급하다랑 상기시키다는 좀 괴리가 크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