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직장을 퇴사하고 깨달은 게 있음. 젠장 준비 하나도 안 하고 나와버렸네.

그러나 퇴사를 무를 순 없고 쨌든 좀 쉬자 싶어서 독서만 주구장창 했는데 그렇게 1년을 씀

9시에 일어나 도서관 가서 점심 거르고 6시까지 읽다가 집 와서 밥 먹고 영화 2편 때리고 야식 먹고 잠.

어느 순간부터 책을 왜 읽는지 어느 정도 읽어야 되는지 감도 상실하고 그냥 망생이 테크 타는 것만 자각하고 살았음.

지식은 쌓였으나 도피적 독서의 부산물일 뿐이었고, 기분은 매일 처졌음. 아마 생산해내는 게 없어서 그랬던 듯


어느 날은 단기 알바 하루짜리 있어서 강남역에 7시에 갔는데

그때 느꼈다. '아, 더 늦으면 이건 망생이다' 

하루 일과 기록하는 앱을 구입해서 독서는 하루에 3시간으로 제한함.

아침에 읽든 점심에 공원에서 읽든 저녁에 카페에서 읽든 무조건 3시간 끝나면 책 끝.

남는 시간은 창업에 올인함. 대충 12시간 사업에 3시간 독서에 나머지는 잠과 식사.


지금은 분에 넘치게 사업이 잘 되서 독서와 관련된 사업 하려고 한다.

합정-신촌 근처에 술, 커피 홀짝이면서 독서하고 소규모 독서 모임이나 공연 가능한 장소 만들어서 운영해보려고.

삶의 결정적 순간은 눈에 안 보이는 법이라던데 지금 와서 보면 그날 7시 강남역에서의 예감이 그때였던 것 같다.


저 결정 안 내렸으면 내 생각에 좆망했을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