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박사에게 영원회귀형을 당하는 씬>
짱구는 여름방학 중 형만의 지방 출장과 겹쳐 미선의 죽마고우를 만나기 위해 오잉마을에 방문하게 된다. 평화로운 나날들을 보내던 어느 날, 어릴적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결핍된 경험을 채우기 위해 흉계를 꾸미는 사악한 박사의 남부끄러운 몸짓과 주문이 가미된 공룡 소환 부두술을 엿본죄로 1주일간의 여름방학이 영원히 반복되는, 인간으로서 겪을 수 있는 최악의 고통인 영원회귀형에 처한다.
영원회귀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고통임을 말하기에 앞서 세계의 본질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세계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 것일까?
세계와 세계를 구성하는 존재들은 기본적으로 변함없이 동일자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하고 변화한다. 이 생성과 변화의 원인은 바로 힘에의 의지다. 한 존재 내에 여러 힘에의 의지들이 혼재하는데 그 중에서 특정한 힘에의 의지가 그 존재 내에서 가장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게 되면 그 존재는 그 힘에의 의지에 따라 변화한다.
한 번 승리하여 존재를 이끌고 지배하는 힘에의 의지라 할지라도 그 영광이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지배적인 영향을 지닌 힘에의 의지는 또 다른 힘에의 의지들의 도전을 받는다. 힘에의 의지의 충돌과 투쟁으로 인해 기존에 존재를 지배했던 힘에의 의지가 패퇴하고 또 다른 힘에의 의지가 승리를 거두게 되면 그 존재는 또 다시 변화하는 것이다.
힘에의 의지의 투쟁과 승리결과에 따라 존재는 생성하고 변화하며, 존재들이 머무는 대지는 생성과 변화를 거듭한다.
그렇다면 영원회귀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힘에의 의지들의 투쟁으로 계속 새로운 것들이 생성되고 기존의 것들은 변화한다. 그리고 이 생성과 변화가 영원히 되돌아오고 반복되는 것이라면?
우리는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세계의 특성 때문에 한 번 세워진 모든 가치들이 점점 찬란함을 잃어버리는 것은 물론, 노력 끝에 체득한 모든 지혜나 지식들도 낡아빠진 허접쓰레기로 변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리하여 우리의 내면 속에서는 더 나은 날이 도래하리란 희망은 사라지고, 노력 끝에 얻어낸 모든 것은 지난 날의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고 말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 이러한 의심 끝에 모든 것이 의미없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바로 인간을 마비시키는 허무주의의 최종보스 영원회귀의 늪에 빠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원회귀의 늪을 어떻게 해쳐나가야 하는가? 짱구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짱구는 반복되는 1주일을 통해 계속 똑같은 등장씬과 등장인물들의 인사씬을 반복하여 겪어야만 한다. 계속 반복되는 좁아터진 맵을 돌아댕겨야만 하는데, 짱구는 기꺼이 그 운명을 수용하며, 그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영원회귀로 상정되는 뱀의 머리를 물어뜯는 첫 번째 단계가 될 것이다. (제작사가 이 지루함과 허무함을 플레이어에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 어쩌면 제작사가 플레이어에게 내리는 영원회귀형일지도 모르겠다.)
짱구는 어린아이답게 하루하루 충실히 낚시와 채집, 친구들과의 카드놀이와 같은 유희를 즐기며, 소환된 공룡들을 다시 평행세계속으로 보내기 위해 타인과 놀이하듯 화합함으로써 여름방학의 매순간을 찬란하게. 그리고 시골마을에서 특유의 눈썰미로 찾아낸 짱구 자신이 세우는 최대 가치기준인 미녀누나와의 데이트를 위해 동분서주하며 매 순간을 즐겁게 보낸다. 설령 짱구에게 그 사랑은 지난 사랑이며,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라 할지라도 짱구에게는 그 순간만큼 인생에서 가치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시간이 반복될지라도 매 순간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 영원회귀의 니힐리즘을 벗어나는 해결책이다.
p.s 겜하다가 영원회귀에 대해 생각나서 다시 책보고 적어봤는데 이것도 혹시 삭제 대상??
니체는 초인이 되지못하고 정신병에 걸려 끔찍하게 생을 마감했다
책 이야기 넣으면 됨 맨 밑에 책 이야기 : 니체년 글 존나 어렵게 쓰네 넣어
매 순간을 사랑하라. 단순하지만 좋은 말이야.
오 이런 게임도 있냐
짱구 스위치 신겜이라던데
저겜 비싼 것치고 너무 창렬임. 한국 성우 더빙은 좋았다
철학은 어디에나 있다. 그러나 그 철학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단순한 게임, 그것도 제작자가 특정 철학을 불어넣지 않은 게임에서 이러한 의미를 끌어내는 것이 독특했음. 잘 봤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