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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주 정도 때려박아서 읽은 거 가틈

몇 가지 테마를 뽑아서 여기 묶어서 좋았던 점들에 관해 써보고자 함~~~~~~


<용서>


이 책은 로마서 12장 일부를 제사로 따 왔는데 풀버전으로 쓰자면 이러함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셨다.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더불어 책의 얼굴인 part1에서부터 명백하게 이 주제에 관해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함

바로바로 오블론스키의 불륜과 아내인 다리야의 용서 에피소드임.

여기서 오블론스키의 동생인 안나가 다리야로 하여금 남편을 용서하게끔 추동하는 대사는

"사랑이 남아있다면...오빠를 용서해줘요."임.

단적으로 말해보면 감동적인 장면이건 마음 찢어지는 장면건 모두 이 주제의 되울림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임~  

그것도 안길꺼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마주하니 긴" 그런 장면들이 아 너무나 빛이 나는 순간들인 것임~~~


안나의 편지를 받고 그녀가 죽기를 바라면서 방문하는 짜장닌은 어떠함?

안나는 그녀에게 필요한 건 오직 용서라며 그에게 호소하고

탕수육닌은..."원수에 대한 사랑과 용서라는 기쁜 감정이 그의 영혼을 채웠음" 


나는 이런 장면들을 읽으면서 기쁨을 느낌...

실제로 그러하건 아니건 똘스또이는 

우리 안에 남아있는 아주 작은 가치들 - 그게 사랑이건 관대함이건 선(기독교적 사랑)이건 뭐든간에-

에다가 확성기와 현미경을 들이밀고 아무튼간에 숭고한 증폭과 확장을 해내는 것임...

그 울림이 기가 맥히게 뽕이 찼음...


라조기닌뿐이 아니고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인물들은 모두가 용서하며 사는 이들임.

레빈의 사랑의 재확인도 키티의 관대함과 헌신, 기독교적 사랑도...다리야까지도...

책 속의 인물들이지만 이들의 선택은 가슴이 벅차오르는 구석이 있음. 

아마 똘스또이는 이런 순간들을 "믿었던" 것 같음.


반면 안나와 브론스키 커플은 미스매칭임.

나는 안나가 단순히 불륜때문에 불행해졌다고 생각하지 않음.

상황이 존나 복잡하지만 핵심만 뽑자면 

그녀는 브론스키나 유산슬닌과의 관계에서 상대방을 용서하고 용납하지 못하였음...

그 결과가 파국이었던 것임.

오바좀 치자면, 이것은 결국 삶을 받아들이는 태도 자체로 연결해볼 수 있지 않나 싶음.


<영혼의 숙성>


누가 만화 헌터바이헌터 좋아하는 이유를 그걸로 들었더라고...

모든 인물들이 자기만의 계획과 생각으로 목표를 관철시키기위해 행동하는 진짜 사람들처럼 느껴져서 좋았다고...

나도 이 책에 대해서 비슷한데 

(스쳐가는 작은 비중의 인물에게서조차 그러한 것들이 느껴짐.

약간 애매한 포지션의 돌리가 사실은 출연 분량에 비해 상당한 성취를 이뤘다는 점에서도 그렇다고 생각함) 

거기다가 플러스로 해서

그 목표/이상을 쫓다가 좌절할지라도 다시 일어서고 자기만의 숙성을 이뤄낸다는 점에서 또 멋진 거 가틈


구조적으로 청혼에 실패한 레빈은 노동과 시골에서의 삶을 통해...

낙동강 오리알 키티는 바렌카가 보여준 기독교적 사랑과 헌신 뭐 나눔 이런거를 통해...

서로 영혼이 무르익은 후 결합함...

머 그렇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음.

살다보니 예상치 못했던 좆같은 점도 많고...

그럼 그래서 결혼하니까 완전 둥기둥기차차차 해피만땅으로 잘먹고 잘살았느냐...

하면 "서로의 역할과 욕구에 대해 무지한 상태"기 때문에 또 많은 부대낌이 있음...

그럼에도 그게 용서가 되었든 사랑이 되었든 끌어안고 전진하는 점이 또 멋짐...

서로를 통해 자신을 완성해나가는...어떤 그런...빅토리아 시대 관점에서의 연애관??

"그게 삶이다 애송아" 뭐 이런건 좀 고리타분한데 뭐...암튼 그럼. 


키티와 레빈의 가정생활을 설명한 부분 중에 나는 여기가 제일 좋음.

삶의 덜컹덜컹 전진하는 성질을 가장 잘 표현한 글이 아닌가 싶음... 

"걱정은 새로운 매력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다. 말다툼은 또 하나의 환멸이자 매력이었다."

이 외에도 레빈의 형을 향한 애정과 용서도 좋았고... 


<아이러니>


책은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아이러니를 떡칠을 해놓았음...

part1에서 오블-다리야 커플의 불륜의 종말과 안나-브론스키 커플의 불륜의 시작이 대비댐.

심지어 안나는 이혼을 막기 위해 모스크바에 방문했던 것임...

aprt4는 꿔바로닌의 이혼과 레빈의 결혼이...

니콜라이의 죽음과 키티의 임신이...죽음과 생명이...

안나는 아이를 빼았기고 키티는 아이를 양육하고...

안-브의 불륜의 종말과 레-키의 가정의 완성이...

이런 것들이 같은 장에서 늘 함께 페어로 나옴.


물론 이게 소설 구조적으로 아름답기도 한데.

똘스또이는 아마 삶의 양가성, 우연성과 더불어 동시성?도 믿었지 않나?

삶과 죽음, 사랑과 증오, 본능과 정신, 이상과 좌절 이런 것들은 

늘 혼자 있지 않고 공존해있는 것이 세상이라는... 머 그런 생각을 해봄.


<솔직한 글들>


미쳤음.


<안나 카레니나 캐릭터 메이킹>


책이 쌉장편인데다가 지루한 부분도 많은데 그래도 이 캐릭터 하나는 미쳤음.

매우 모순적이면서 입체적인 캐릭터임.

같은 상대에게 사랑을 갈구하면서 동시에 증오하는.

진실된 삶을 바라지만 거짓과 위선에 잠식되고 마는.

수치심을 알면서도 사회적 자살을 통해 파멸로 다가가는.

누구보다 사랑받아야 하지만 작품에서 가장 외로운 인물이 되어버리고야 마는...


브론스키 신나게 갈구다가 손길 한 번 닿으니까 뿅가는 그녀에게서

인물의 딥다크한 어둠의 깊이감이 존나 쑥 들어가게 느껴짐.


근데 뒤에 혼란과 광기 묘사는 좀 부족...하지 ㅎㅎ 않나 ㅎㅎ 싶기도 ㅎㅎ 하고 ㅎㅎㅎ;;;;;;;;

ㅎㅎㅎㅎㅎ;;;;;;;;


<정경 묘사>


군대 있을때 시발 삼천고지까지 딸랑 네명이서 예초기 세대들고 새벽 5시부터 시작해서 시발 일주일동안 밀어버린 적 있었는데 

그때 당시에 존나 똥고생하면서도 겉으론 쥰내 욕하면서도 먼가 몰입해서 풀깎는 즐거움이 있었음 

레빈 풀베기 에피소드 보면서 존나 공감갔음...

정신없이 풀냄새 맡다가 허리 딱 펴고 담배하나 딱 꼬나물었을때 앞에 펼쳐지던 풍경이 캬...


이런거랑 같이 나오는 시골 정경 묘사가...지림...

그 어떤 정취가...와 시발 조땜...





끗~~~잘 일거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