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우중충했다. 사람들이 발길을 재촉하며 머리 위로 우산을 펴 들자, 갑자기 인도는 밀고 밀리는 난장판으로 변했다. 우산이 서로 부딪쳤던 것이다. 남자들은 정중해서 테레자 곁을 지날 때면 우산을 높이 치켜들어 그녀에게 길을 내주었다. 하지만 여자들은 조금도 비켜 주지 않았다. 여자들은 서로 다른 사람이 스스로를 약자라고 고백하고 화해를 청하기를 기다리며 차가운 얼굴로 정면을 응시했다. 우산의 조우는 힘의 대결이었다. 처음에는 테레자가 비켜섰으나, 그녀의 정중함이 한 번도 보답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다른 사람들처럼 그녀도 우산을 꼭 쥐었다. 그녀의 우산은 앞에서 오던 우산과 격렬하게 충돌했으나, 어떤 여자도 사과를 하지 않았다. 대개의 경우 아무 말 없이 지나갔다. 두서너 차례 “망할 년!” 또는 “쌍!” 하는 말이 들려왔다.
우산으로 무장한 여자들 중에는 젊은이도 있었고, 나이 든 이도 있었으나, 젊은 사람이 더욱 뻔뻔했다. 테레자는 소련 침공의 날을 떠올렸다. 미니스커트 차림 젊은 여자들이 깃대 끝에 국기를 달고 흔들며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몇 년 동안 금욕을 강요당한 소련군에 대한 성적 테러였다. 프라하에 온 소련군은 공상 과학 소설가가 꾸며낸 혹성에 와 있다고 착각을 했을 것이다. 그 혹성에는, 오륙백 년 동안 러시아 어디에서도 이런 것은 구경도 못 했지라는 식으로 늘씬한 다리를 드러내며 그들을 비웃는 미녀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시절 그녀는 탱크를 배경으로 이 젊은 여자들의 사진을 무수히 찍었다. 그때 그들을 얼마나 존경했던가! 오늘 그녀 앞으로 다가오는, 심술맞고 험상궂은 여자들은 바로 그때 그 여자들이다. 깃발 대신 우산이었지만 여전히 그때처럼 당당하게 우산을 치켜들고 있었다. 외국 군대와 맞서던 그 집요함으로, 그들의 우산은 뻔뻔하게도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것이다.
진짜 왜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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