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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린, <친애하고 친애하는>
할머니-엄마-나로 이어지는 3대의 여성에 관한 이야기다.
정확히는 대학생활에 적응을 못해 휴학한 내가 폐암에 걸려 죽어가는 할머니와 잠시 지내게 되는 일상을 그렸다.
어쩔 수 없이, 독갤에서 싫어하는 여성서사일 수 밖에 없는 이야기지만,
의외로 괜찮게 읽었다.
왜 괜찮게 읽을 수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1.
침착하고 차분하다.
여기서도 남편이나 아빠가 하는 사실 살다보면 흔히 듣는, 얼마 지나면 들었는지조차도 잊어버리기 일쑤인
가부장적인 언어들에 여성들은 상처를 받는다.
하지만, 오바하지 않는다. 그게 트라우마가 되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다던지
하나의 발작버튼이 되어서 뭔 일이 있을 때마다 발목을 잡는다던지
그게 너무 견딜수가 없어서 세상을 향해 독자를 향해 징징거린다던지
그러지 않는다.
상대도 그러기를 의도하지 않았고, 그래서 어떤 맥락에서 어떤 마음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듣는 사람도 이해하려고 하고, 뭐 그래도 내 감정에 스크래치를 남긴 건 사실이다.
이 정도의 톤으로 최소한 가족인, 지인인 주변인들을 전부 적으로 돌릴려는 어리석은 행동이나 사고를 하지 않는다.
2.
섬세하고 세밀하다.
사실 일상물에 가까워서 극적인 드라마틱한 사건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럼에서 섬세하고 세밀한 관찰에 따른 통찰을 섬세하고 세밀하게 풀어낸다.
충분히 섬세하고 세밀하다면, 흔하디 흔한 일상 역시 충분히 소설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프루스트 급이란 소리는 아니다. 단지 요즘의 작가들과 비교했을 때 약간의 비교우위를 보여준단 소리다)
3.
어쩌면 가장 중요한 장치는
소설에서 할머니는 전형적인 못배운 가난한 고생한 구세대, 엄마는 교육받은 교양있는 경제적 사회적으로 성공한 신세대이다.
그리고 이런 가족 간에서 신구세대간의 갈등과 반목과 화해를 다룬 소설은 발에 채일 정도로 많다.
하지만 이 소설에선 딸이 균형을 잡는다.
엄마는 할머니보다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었지만, 딸은 엄마만큼 성공한 인생을 살 수가 없다.
지금의 20대처럼 말이다.
그래서 딸을 화자로 딸의 관점에서 신구세대의 갈등을 보여주는 이 소설의 구조는
현 시대의 시대상을 적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뭐 이러한 장점들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 소재임에도 얼굴을 찌뿌리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그런 소설이었다.
뭐 좋은 말만 써놓긴 했지만 그렇다고 엄청 훌륭한 한국문학의 신성 뭐 이런 느낌은 아니었으니
오해말기를 바란다. 단지 글을 단정하게 쓸 줄 아는 덜 징징거리는 여성 작가도 있구나 뭐 이런 느낌이다.
덜 징징거리다니?
2 - dc App
백수린 <고요한 사건>도 읽어보셈. 재밌음
<여름의 빌라> 좋게 잀었어요
추천 감사함당
이정돈 되야 작가라고 불러줄 수 있는거지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