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저는 열두 살쯤 되었을 겁니다. 집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교실이 하나뿐인 작은 학교가 있었는데, 그 학교에 다녔지요. 전교생 모두 교실 하나에 모여서 수업을 했어요. 냄새가 심하게 나는 화장실이 교실 뒤편에 있었어요. 마을엔 도서관이 없었지만, 주 정부가 운영하는 아동도서관인 커다란 녹색 밴이 매주 마을에 왔습니다. 누구든 한 번에 세 권의 책을 빌릴 수 있었는데 무슨 책을 빌리든 아무도 상관하지 않았어요. 동화책만 빌려갈 필요가 없다는 뜻이지요. 그때까지 저는 낸시 드류나 프랭크 하디와 조 하디가 등장하는 아동용 미스터리 소설 같은 책을 읽었습니다. 그러다가 처음 빌린 성인 대상 소설책은 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였어요. 제가 읽던 첫 이야기에서는 경찰관들이 임대 아파트에 사는 여성을 탐문 수사하러 갑니다. 그 여성은 속옷만 입고 서 있었어요. 경찰관이 옷을 더 입으라고 하니까 그녀는 속옷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서 자신의 젖가슴을 움켜쥐고는 "욕망이야 보는 사람에 달린 거 아니겠어, 경찰 양반." 이라고 했어요. 이런 소설을 처음 읽은 저는 '제기랄! 뭐 이런 게 다 있어."라고 했는데, 그때 제 머릿속에서 번쩍 '바로 이게 현실이야. 이것이야말로 정말로 일어날 법한 일이야."라는 생각이 떠올랐지요. 그 이후 '하디가의 아이들' 이야기는 더 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소년소설은 끝이 났습니다. 다음에 보자고! 하는 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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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꿈잼으로 넘어가는 구나. 이 책에서 보르헤스 다음으로 좋아하는 건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였는데 인터뷰는 좀 실망 ㅋㅋ

소설이 그렇듯 자연인 나보코프 자체도 존나 재수없이 잘난 척 하는 귀족 할배임ㅋㅋㅋㅋㅋㅋㅋ 기존 소설가들로부터 아무 것도 배운 게 없다는 소릴, 인터뷰어가 기라성같은 작가들 이름을 말할 때마다 반복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면 스티븐 킹 작품을 단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는 나에게도, 이 양반의 말이나 삶은 시사하는 바가 큼ㅋㅋ 사실 극단적인 시츄에이션 스릴러에 가까운 그의 작품들이 대중적 설득력을 갖게 된 건 저런 현실감각이 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 진짜 현실은 고급스러운 교양 문학이나 학교가 아니라 빈민가와 싸구려 대중 소설 속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