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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타자 저자 이태관|북인 |2016.03.15



왜인지 모르겠으나 시집의 전반부에 수록된 시에서 불교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대설주의보란 시는 눈과 눈의 한자를 구분 없이 조합해 쓰여 기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집의 제목이 마음에 들었는데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클까 우려하기도 했으나 초반부터 시들이 내 취향이었다. 시어 하나하나가 마음에 들어 필사 욕구가 샘솟았다.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시들이었다. 원고 자료 조사가 끝나지 않아 몇 주째 힘들었는데 지친 내게 위로가 되어준 시집이었다. 역시 시에는 사람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 대부분의 시가 마음에 든다. 이런 시집은 좋으면서 동시에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필사의 공포가 덮쳐온다.

내가 쓰고 싶었던 시를 시인이 대신 써준 느낌마저 든다. 그 정도로 나와 들어맞는 시집이었다.

막상 시집의 타이틀이 되는 나라는 타자라는 시는 그저 그랬다.

중반부부터 시들이 점차 내 취향이 아니라서 안타까웠다. 시의 힘이 어딘가 약해진 느낌이다.

3부의 시들은 다른 시인이 썼다고 믿어질 만큼 시의 화자가 여리고 여성스러워졌다.

후반부로 넘어갈수록 아쉬웠으나 전반부에 수록된 시들 덕에 얼마든지 만족할 수 있는 시집이었다.